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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의 재테크 전략]김극수 메리츠증권 상품사업팀장…퇴직연금 DC형이 수익률 유리



최근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미리미리 노후를 대비하는 젊은층이 늘고 있다.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라는 노래 가사도 옛말이 된지 오래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서울지역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노후대책을 준비하고 있다’는 응답이 20대 48.9%, 30대 64.8%로 2030세대 직장인의 노후준비가 2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어나 젊은층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보여줬다.

오는 12월 도입되는 퇴직연금제도 역시 노후대비책의 하나다.

기존 퇴직금제도가 잦은 이직과 연봉제 및 중간정산제 실시 등으로 은퇴 전에 받은 퇴직금이 생활자금으로 소진돼 버리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최근 미국과 일본 등지의 퇴직연금을 연구하고 돌아온 메리츠증권 김극수 상품사업팀장으로부터 퇴직연금이 무엇인지, 또 개인투자자(근로자)들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에 대해 들어봤다.

◇DC형이 수익률에서 유리=퇴직연금은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으로 나뉜다. 물론 근로자들은 현행 퇴직금제와 DB형, DC형 가운데 하나 이상을 노사합의로 선택할 수 있다.

DB형은 받을 연금액이 사전에 정해지며 사용자의 적립부담액은 적립금 운용결과에 따라 변동된다. 임금인상률과 기금운용수익률 등 연금액 산정 요인이 달라질 경우 이를 사용자가 전적으로 부담한다. 퇴직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으나 회사가 도산하게 되면 퇴직금을 모두 건지지 못할 수도 있다.

반면, DC형은 근로자가 자신의 계좌를 갖고 스스로 적립금을 운용한다. 사용자의 부담금액이 사전에 확정되고 근로자의 연금급여는 적립금 운용수익에 따라 변동된다. 회사가 없어진다 해도 퇴직금을 건질 수 있고 근로자 스스로 자신의 퇴직연금 운용상품을 선택할 수도 있다.

연금은 만 55세 이상 돼야 받을 수 있고 10년 이상 가입해야 한다. 지급기간은 5년 이상이며 근로자가 정할 수 있다. 특히 현행 퇴직금제는 목돈이 필요한 경우 중간정산을 활용해 퇴직금을 사용할 수 있지만 퇴직연금은 중도인출 요건이 매우 까다롭다. 노후보장이라는 취지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면 DB형과 DC형 가운데 어느 쪽이 더 유리할까. 이는 ‘안정성이냐, 수익성이냐’ 하는 선택과 직결되는 물음이다. 김팀장은 ‘리스크를 어느 정도까지 감수할 수 있는 지를 자문해보라’고 조언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DB형이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고 안정적이니까요. 사실 퇴직금에 관해서는 사람들이 상당히 보수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게 현실이죠. 하지만 미국의 경우 DC형을 선택, 뮤추얼펀드에 투자했던 사람들이 큰 수익을 냈어요. 리스크를 받아들여야 더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미국도 초기에는 DB형이 많았으나(85년 DB형이 50% 수준), 지금은 DC형이 가입자가 더 많습니다.”

◇똑똑한 투자자 돼야=퇴직연금 도입으로 기업과 근로자는 모두 스스로에게 맞는 연금방식을 결정해야 한다. 모두가 참여하고 스스로 선택해야 하는 연금제이기 때문에 모두가 퇴직연금에 대한 지식을 가져야 한다. 더구나 국내에 도입되는 퇴직연금은 일반인이 이해하기 어려운 자산운용개념까지 포함하고 있다.

특히 DC형이 세계적인 추세라면 근로자들도 손을 놓고 있을 때가 아니다. 노후를 위해 한푼이라도 더 많은 돈을 쌓아두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금융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떤 간접투자상품이 좋은 것인 지를 골라내고, 내 돈이 어디에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 지를 꼼꼼히 따질 수 있는 정도의 실력은 갖춰야 한다는 것. 잘못하다간 오히려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팀장은 “우리도 초기에는 DB형이 주류를 이루겠지만 점차 DC형을 선택하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투자자들이 먼저 금융이나 주식에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갖고 있어야 하므로 상당한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아울러 장기투자에 대한 인식도 제고돼야 한다. 지금까지의 투자습관처럼 단기간에 고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퇴직연금은 ‘100�V 달리기’가 아니라 ‘42.195㎞를 뛰는 마라톤’과 같은 것이다.

“눈앞에 보이는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퇴직연금은 10년, 20년 뒤의 노후를 대비한 것이므로 길게 보고 장기적인 투자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을 골라야 합니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