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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주택 거래 ‘뚝’…금리·세금인상 소문에 매수세 위축

정훈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16 13:10

수정 2014.11.07 17:38



“빌라를 중개업소에 내놓은 지 두달이 지났는데도 한번 보러 오는 사람도 없다. 집값을 잡기 위해 정부가 강력한 규제에 들어간다는 보도가 잇따르자 가뭄에 콩나듯 걸려오던 전화도 뚝 끊겼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 사는 김모씨(38·남)는 새 아파트 입주를 위해 살고 있는 빌라를 내놨지만 입질조차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16일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급속히 냉각되고 있는 가운데 소형 아파트, 연립주택, 빌라 등 서민 주택의 거래 위축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인해 집값 하락에 팔리지도 않아 ‘갈아타기’에 나섰던 서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서민주택 거래 ‘뚝’=연립주택, 빌라가 많이 모여 있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일대 중개업소에는 게시판마다 연립주택, 빌라 등의 매물이 빼곡이 적혀 있지만 거래는 구경조차 힘들다.


현지 현대부동산 관계자는 “이 일대 집값은 약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연립주택이나 빌라를 팔아달라는 요구는 최근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살 사람이 없어 거래가 되지 않는다며 요즘은 더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하철 1호선 구로역 인근의 금강공인 김상오 사장은 “서민주택 거래가 훨씬 어렵다. 우선 찾는 사람이 없고 있더라도 가격을 맞추기가 힘들다”면서 “정부 규제책으로 대형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오히려 소형 아파트나 빌라, 연립주택 등 서민주택 가격이 떨어지니 거래가 더욱 위축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소형 아파트도 거래가 안되긴 마찬가지다. 예년 같으면 여름 방학을 앞두고 거래가 일시적으로 살아났지만 올해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주공9단지 인근의 국제공인 관계자는 “매물은 서너건씩 꾸준히 나오는데 거래가 없어 날짜에 맞춰 이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매수 세력이 소형 아파트 값은 더 떨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어 관망만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민 주택 가격 하락 압박 커져=거래가 없으니 가격도 약보합세다. 연립주택이나 빌라 등 소형 평형은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가격을 내려 내놓는 경우도 많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시장에 나오는 연립주택이나 빌라는 대부분 아파트 또는 넓은 평형으로 갈아타기 위한 물건인데 ‘세금이 무겁게 매겨진다’ ‘금리가 올라간다’ 등의 소문이 돌면서 집을 살 사람들이 움츠러 들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융자를 끼고 매입한 주택은 변동금리를 적용받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갈 경우 이자 부담이 그만큼 늘어나게 돼 거래 위축을 촉진시킬 우려가 있다.

소형 아파트는 서울 노원, 도봉 등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소폭 조정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주공3단지 17평형은 올초 9500만원이었던 가격이 8500만원으로 떨어졌고 주공6단지 20평형은 1억1000만원으로 1000만원가량 내렸다.

경기도 남양주 덕소 현대 23평형은 2000만원이 하락한 1억3000만∼1억4000만원, 김포시 장기동 월드3차 30평형도 2000만∼3000만원이 떨어진 1억5500만∼1억6500만원 선이다.
서민들은 거래가 이뤄지지 않자 호가를 더 내려 급매물로 내놓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 shin@fnnews.com 신홍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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