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최경주 US오픈 첫날 6위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17 13:10

수정 2014.11.07 17:37



“한국산 탱크의 기세가 심상치않다.”

최경주(35·나이키골프)가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에서 ‘세계 최정상의 선수들’과 펼친 시즌 두번째 메이저대회인 US오픈골프대회(총상금 625만달러) 첫날 언더파 스코어를 기록하며 자신의 메이저대회 통산 최고 성적인 지난해 마스터스 3위 입상 이상의 성적을 향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최경주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리조트 2번코스(파70·7214야드)에서 막을 올린 ‘별들의 전쟁’ 1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3개에 보기 4개를 묶어 1언더파 69타를 쳐 선두에 2타 뒤진 공동 6위에 올랐다. 깊고 질긴 러프와 단단하면서도 유리알 같이 빠른 솥뚜껑 그린 등으로 무장한 코스 난이도 때문에 ‘오버파 우승’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당초의 예상에 걸맞게 이날 언더파를 친 선수는 총 156명 중에서 단 9명에 불과해 최경주의 성적은 더욱 빛을 발했다.

최경주의 호성적을 견인한 것은 홀당 1.39개의 짠물 퍼팅. 티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은 57%, 아이언의 그린 레귤레이션은 39%에 지나지 않을 만큼 샷 정확도는 그다지 좋지 않았지만 그린을 놓치는 위기의 상황에서 대부분이 파세이브로 연결한 발군의 퍼팅이 돋보였다. 또한 두 개뿐인 파5홀에서 이글 1개(4번홀), 버디 1개(10번홀) 등 3타를 줄인 것도 상위권 진입의 원동력이 되었다.


‘의외의 인물이 첫날 선두에 오른다’는 US오픈 전통에 부응하며 올린 브라우니, 로코 미디에이트(이상 미국·67타)가 3언더파 67타로 공동 선두에 오르며 이변을 연출했다. 만성 허리 통증, 엘보 등 잦은 부상 때문에 ‘움직이는 병동’에 가까운 이들 노장의 투혼은 이변 중의 이변. 통산 2승을 거두고 있는 46세의 브라우니는 99년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한물간 선수. 그러나 그는 예선전에서 59타를 치며 파란을 예고한 바가 있고 통산 5승을 거두고 있는 메디에이트는 지난 2002년 크라이슬러클래식 이후 우승이 없는 추억의 스타. 따라서 이들 노장의 투혼이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게 될지 아니면 끝까지 위력을 발휘하게 될지가 이번 대회의 최대 관심거리로 떠오르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은 ‘US오픈 코스와 가장 궁합이 맞는 선수’에 걸맞게 ‘빅5’ 대결에서 경쟁자들을 간발의 차이로 앞서 나갔다. 이날 구센은 페어웨이 안착률 79%, 그린 적중률 89%를 발판으로 버디 3개, 보기 1개로 2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3위에 랭크됐다.

99년과 2004년 이 대회 준우승자인 필 미켈슨(미국)은 1언더파 69타로 공동 6위, ‘돌아온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평균 310야드의 폭발적 장타를 앞세워 이븐파 70타로 공동 10위에 랭크되면서 메이저 2연패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며 US오픈과의 우승 ‘인연 맺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비제이 싱(피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또 US오픈 2승의 커리어를 자랑하는 어니 엘스(남아공)는 1오버파 71타로 공동 17위에 처졌지만 여전히 ‘대반전’의 여지는 남겨놓고 있다.

한편 ‘꿈의 무대’에 첫 출전한 양용은(33·카스코)은 첫 출전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버디는 1개에 그치고 보기를 5개나 범하면서 4오버파 74타를 기록하며 존 댈리(미국) 등 20명과 함께 공동 54위에 랭크됨으로써 컷 통과의 가능성을 밝혔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 사진설명=타이거 우즈가 17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리조트의 파인허스트 2번 코스에서 열린 미PGA 투어 시즌 두번째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1라운드 도중 9번홀 그린에서 얼굴의 땀을 닦고 있다.

/파인허스트(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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