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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이사람]이일병 연세대 교수…“모터사이클 잘 이용하면 장점 무궁무진해요”



지난 4월 태백에서 열린 혼다코리아 레이싱 및 라이딩 스쿨. 20∼30대 젊은층이 대부분인 이곳에 하얗게 물든 머리를 짧게 자른 한 중년 남자가 가죽잠바를 걸친채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었다. 서울에서부터 3시간을 넘게 모터사이클을 타고 행사장에 도착한 그는 관련 일정을 마친 후 다시 홀로 모터사이클을 몰고 서울로 돌아갔다.

이일병 연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52)가 그 주인공. 현재 효성 GS250을 몰고 있는 그는 지난 85년 이후 10대가 넘는 모터사이클을 경험한 라이더다.

“중대형 스포츠바이크를 타면 슈퍼맨이 된 것 같다. 몸보다 조금 더 큰 기계를 타는데 엄청나게 빨리 움직일 수 있다. 몸의 한계를 극복하는 느낌, 자유감 같은게 느껴진다.”

이교수는 모터사이클을 타는 이유를 주저없이 이렇게 말했다.

이교수가 처음 모터사이클을 접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간 미국 아이와와주 농장에서다. 클러치 조작방법만 익히고 탄 모터사이클에서 그는 “흥분과 자유로움을 느꼈다”고 한다. 그 뒤 지난 85년 연대 교수로 부임하면서 본격적으로 라이더의 길로 접어들었다.

“처음 탈 때는 집사람의 반대가 심했다.그러나 취미삼아 영어로 된 ‘모터사이클 잘타는 법’이란 책을 공동으로 번역하면서 조금씩 설득해 나갔다. 결국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사는게 중요하다는 생각에 모터사이클도 안전하게만 탄다면 행복을 위한 도구가 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한국 교통 사정에서 모터사이클의 장점은 무궁무진하다고 극찬한다.

“굳이 큰 모터사이클이 아니더라도 근처 시장에 간다든지 출퇴근할 때 소형 스쿠터를 이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차값도 싸고, 연료비도 적게 들고, 무엇보다 주차 걱정도 할 필요가 없다.
일본이나 동남아에서는 스쿠터 이용이 보편화돼 있는데 왜 우리나라만 유독 큰 자동차를 끌고 다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질 않는다.”

모터사이클은 교통수단이면서도 즐길 수 있는 도구라고 말하는 이교수. 한국에서는 아직 모터사이클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못한 것 같다며 우선 라이더들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외국에는 모터사이클 보유자들이 정기적으로 라이딩에 대한 교육도 받고 정비에 대한 지식도 상당한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제대로된 교육을 받고, 안전에 대한 인식이 강화된다면 모터사이클 문화에 대한 일반인들의 생각도 달라질 것이다”

/ pdhis959@fnnews.com 박대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