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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대출 줄이면 투기 감소할것”…4대은행 대출담당 부행장 금융정책 진단



주택담보 대출 축소 등 부동산 과열을 진정시키기 위한 금융정책이 투기를 차단하는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금융권의 진단이 나왔다. 그러나 결국 주택이 필요한 실수요자만 피해를 볼 뿐 부자들은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함께 제기됐다. 정부의 대출 억제정책으로 부동산 투기 열풍은 잡힌다하더라도 이는 내집 마련의 꿈을 접어야 하는 서민들의 희생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다.

21일 파이낸셜뉴스는 정부가 부동산투기 대책의 일환으로 주택담보 대출 인정비율(LTV)을 낮추는 등 돈줄을 묶겠다는 뜻을 내비침에 따라 국민은행을 비롯한 국내 4대 은행의 가계영업 및 주택대출 담당 본부장들을 대상으로 ▲부동산대책의 효과 ▲은행수익에 미치는 영향 ▲예상되는 부작용 등에 대한 긴급 설문조사를 벌였다.

은행 부행장들은 주택담보 대출 축소 등 부동산 수요 억제 정책이 대체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하나은행 김정태 부행장은 “현재 부동산시장 과열은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에 주택담보 대출을 이용한 투기적 수요까지 겹치면서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 억제책은 투기 수요를 막는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한은행 한민기 부행장도 대출 제한을 통해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려는 정부의 조치가 적절하고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한계는 있으며 제2금융권을 통한 자금 유입을 막지 않을 경우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부행장은 “어느 정도 효과는 거두겠지만 근본적인 한계는 있다”면서 “은행 대출금액을 제한하더라도 제2금융권을 통해 어렵지 않게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 선환규 주택금융사업단장도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더라도 부동산 시장의 과열이 크게 진정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실수요자들이 고금리의 제2금융권을 찾게 돼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원효성 부행장도 “LTV가 낮아지면 투기 수요는 어느 정도 줄일 수 있겠지만 자칫 투자 능력의 양극화를 부추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결국 돈 많은 사람은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집이 필요한 서민들은 제2금융권에서 더 높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주택담보 대출 제한 등 수요 억제책으로 은행권의 수익이 줄어들 수 있지만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하나은행 김부행장은 “그동안 치열한 부동산 대출 경쟁으로 이 부분의 수익성이 많이 저하됐기 때문에 추가적인 손실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은행 원부행장도 “LTV가 낮아진다면 대체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수익에 미치는 파장을 최소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국내 은행만 대출을 제한하게 되면 결국 외국계 은행만 어부지리를 얻게 될 것이라는 점과 함께 규제 강도가 과도할 경우 부동산시장이 흔들려 경제불안이 야기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내 은행들은 앞으로 부동산 담보 대출 시장이 위축될 경우 중소기업이나 소호(SOHO), 개인 신용대출쪽의 영업을 강화하고 해외시장·뉴타운 개발·프로젝트파이낸싱이나 인수·합병(M&A) 분야에 대해서도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한편, 은행 부행장들은 앞으로도 당분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 yongmin@fnnews.com 김용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