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효성,코오롱,새한-‘화섬 3인방’ 새사업 경쟁

윤정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2 13:11

수정 2014.11.07 17:33



국내 화섬시장이 효성, 코오롱, 새한을 중심으로 ‘3각축’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이들 기업은 고부가사업 발굴과 신사업 진출 등 잇단 변신을 시도하면서 시장지배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새한은 잇단 구조조정으로 기업 자생력을 높이면서 ‘위기’에서 벗어나 재기의 날갯짓을 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합섬, 금강화섬 등 ‘마이너 기업’들은 고강도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원료가 상승, 공급과잉 등 경영환경 악화로 인해 조업을 중단하는 등 시장에서 사라졌다.

◇‘강자만이 살아남는다’=지난해 국내 12개 화섬업체 중 고합은 대부분 사업을 매각했으며 코스닥 등록기업인 한국합섬은 최근 완전 자본잠식으로 주식 매매가 중단됐다.

또한 지난해 태광산업 계열사인 대한화섬이 조업을 중단했으며 금강화섬도 ‘경영 악화’를 이유로 폴리에스테르 원사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해 사실상 ‘자진 사망신고’를 했다.


이밖에 휴비스, 성안합섬, 제일화섬도 공급과잉 등을 이유로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이처럼 국내 화섬업체 중 절반이 이미 사라졌으며 곧 문을 닫을 위기에 놓인 가운데 국내 화섬시장은 효성, 코오롱, 새한이 ‘3각축’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효성은 사업 차별화에 나서면서 타이어코드(세계시장 1위)와 스판텍스(세계시장 2위) 등 분야에서 선두업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효성은 범용제품 생산을 줄이고 지난 40여년 동안 화섬사업을 통해 축적한 기술로 차별화된 제품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코오롱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고강도 구조조정과 고부가가치사업 전환을 통해 적자에서 허덕이던 회사를 올 1·4분기 흑자로 전환시켰다. 또한 아시아공장을 코오롱의 성장엔진으로 삼고 화섬부문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모토로 전자소재 및 수처리 산업에도 나서고 있다.

새한은 경북 경산공장과 도레이새한 지분 등을 매각해 워크아웃 졸업과 함께 신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새한은 지난달 경산공장 부지(2560억원)를 매각한 데 이어 도레이새한 지분 등을 매각, 현재 5862억원에 달하는 차입금과 198%의 부채비율이 각각 3000억원대, 140%대로 떨어질 전망이다.

◇축적된 기술노하우로 신사업 진출=효성, 코오롱, 새한은 지난 수십년간 화섬산업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제품 개발과 신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새한은 시트를 생산하면서 축적된 기술을 바탕으로 오는 9월 양산을 목표로 경기 안성공장에 액정표시장치(LCD) TV용 확산판 생산라인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새한의 신사업은 당장 확산판 생산에 머물겠지만 전반적인 전자소재 사업으로 확대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코오롱은 올해부터 고부가 섬유, 자동차소재 및 전자소재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초강도 섬유시장 규모가 5조원대로 성숙되자 최근 경북 구미공장에 초강도 섬유(아라미드) 양산 시스템 구축에 돌입했다. 코오롱은 ‘아라미드 기적’을 통해 섬유산업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지난해 3% 수준이던 전자소재 매출비중이 DFR 증설, 광확산판 투자 등으로 올해 6%에서 내년 16%로 확대될 전망이다.


효성은 타이어코드 세계 1위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타이어코드용 신소재인 ‘라이오셀’을 개발하는 등 신소재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서쪽에서 생산된 전력을 동쪽으로 송�^배전하는 ‘서전동송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 향후 10년간 수조원대 규모가 예상되는 중국 전력시장 선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화섬산업의 변화를 직감하고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거친 업체들은 흑자전환 등에 성공했다”며 “이들 업체는 화섬사업의 노하우를 살려 전자소재나 친환경산업소재 등 신사업 진출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