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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창간 5주년-글로벌기업이 필요하다]2만弗시대 열 ‘제2의 삼성전자’ 절실

김기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3 13:10

수정 2014.11.07 17:33



삼성그룹은 지난해 기준으로 우리나라 수출의 22%(527억달러), 시가총액의 23%(91조원), 세수의 8%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막대하다.

삼성그룹의 총 자산은 200조원대 규모이며, 삼성전자 하나만 하더라도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0조8000억원이었다. 순이익 10조원(100억달러) 달성은 세계 아홉번째로 삼성전자는 100억달러 클럽에 진입해 도요타와 함께 아시아를 대표하는 초우량 글로벌 기업이 됐다.

단순히 수치로만 계산한다면 삼성전자와 같은 기업이 하나 더 있다면 우리 경제규모가 20∼25%가량 확대되는 셈이다.

그러나 브랜드 가치나 삼성이 갖는 국제사회의 위치, 반도체 등 첨단 IT기술 축적, 이건희 회장의 네임밸류 등을 감안하면 실지 효과는 30%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선진국 경제로의 진입을 의미하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도 앞당길 수 있다.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은 1만4100달러, 산업자원부는 올해 국민소득을 1만6900달러로 예상했으며 내년에는 1만8189달러, 2007년엔 1만9576달러에 이어 2008년 2만1068달러를 달성, 2만달러 시대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연두 기자회견에서 2008년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가 가능하다고 밝힌 이후 다시 내놓은 정부의 공식 전망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할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2010년, 늦으면 2012년에야 가능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이처럼 달성 시기가 빨라진 것은 환율강세가 이어지면서 보다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의 근본적인 변화보다 환율 등 외부적인 요인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국민소득이 달러로 계산되기 때문에 달러 약세에 따라 상대적으로 원화가치가 높아지면 국민소득이 자동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게 된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 4% 전후, 물가상승율 3% 전후를 유지하고 환율이 지금처럼 강제를 이어간다면 2008년 2만달러 달성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삼성과 같은 글로벌 초우량 기업이 하나 더 있다면 이 시기는 더욱 빨라질 수 있다.

환율이 1200원대를 유지하던 지난해 삼성경제연구소는 국민소득 2만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우량기업이 10개 이상 생겨야 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2만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약 200개의 세계 1등 상품이 필요한 것으로 전제했을 때 당시 69개인 1등 상품수를 200개까지 늘리려면 1등 상품 19개를 보유한 삼성전자와 같은 글로벌 우량 기업이 10개 이상 생겨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건이 보다 완화되면서 삼성과 같은 회사가 하나만 더 있으면 2007년으로 2만달러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브랜드 가치는 지난해 기준 125억달러로 세계에서 21번째다. 20위를 차지한 일본의 소니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성장했다.

이는 미국 경제주간이 비즈니스 위크가 ‘2004년 세계 100대 브랜드’에서 발표한 것이다. 세계 100대 브랜드에는 미국이 58개, 독일이 9개, 프랑스가 8개 브랜드를 차지했다. 일본도 7개에 달했다. 그러나 우리기업으로서는 삼성전자가 유일하다.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이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국민소득 2만달러는 세계 100대 브랜드 안에 최소한 3개 이상의 자국기업이 랭크돼야 가능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21위인 것에 미뤄 삼성전자와 같은 상위랭크기업이라면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의 꾸준한 글로벌 마케팅, 브랜드 가치 제고 노력, 정부의 뒷받침이 따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이와함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도 절실하다.

조선,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섬유, IT 등 국내 6대 선도산업은 내수침체의 어려운 경제여건하에서도 생산설비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우리경제의 캐시카우 역할을 잘 수행,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견인하고 있다.

‘또 하나의 삼성‘으로 자리잡기위해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브랜드 가치를 높여가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LG전자, 현대전자, 포스코 등의 글로벌 경쟁력은 세계적 기업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며 ‘이들이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정부도 각종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돕고 나선다면 ’또 하나의 삼성‘을 빠른 시일내에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우리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가리더십 발휘와 기업활력 제고, 생산적 노사관계 등을 단기 긴급과제로, 성장동력 발굴 육성과 중소기업 활성화, 인적자원 육성, 경제특구 조성, 기업역량 제고 등을 중장기 전략으로 꼽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글로벌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크고 강한’ 기업의 확보가 1차적 필요조건이며, 윤리적 경영과 사회적 역할 수행을 통한 신뢰획득이 2차적 필요조건”이라고 분류 했다.
또한 “윤리경영은 부담스럽지만 필요한 정도가 아니라,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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