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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돌연 순매수 전환…왜?

윤경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3 13:11

수정 2014.11.07 17:32



최근 이틀 연속 대규모 매도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돌연 순매수에 나서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들은 전기전자를 280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금융(355억원)과 운수장비(304억원), 화학(234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사들이며 전체적으로 596억원의 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 20일 이후 3일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세계 증시의 강세에 따른 것으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다는 반응이다. 아직 외국인의 본격적인 순매수 전환은 이르다는 분석이다.

우리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이틀 동안 많이 팔아치운 데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증시가 견조한 오름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라며 “외국인들이 당장 매수세 전환 등 뚜렷한 방향성을 잡은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또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국제유가 급등을 계기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외국인들은 일정한 방향성을 갖고 매매한다기보다는 중립적인 태도에서 각각의 재료별로 대응하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들은 전반적인 매도 분위기에서도 금융을 중심으로 화학과 기계를 꾸준히 사들이고 있다. 특히 금융업종에 대한 순매수 규모는 2270억원에 달한다. 삼성전자를 팔아 값이 싼 업종 및 종목으로 말을 갈아타고 있는 셈이다. 그리고 이같은 ‘대체매매’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홍춘욱 팀장은 “지난 연말 이후 기관이 매수세력으로 급부상하면서 외국인들은 차익실현과 함께 상대적으로 싼 주식으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외국인들의 적극적인 매수를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등이 유효해 큰 악재가 없는 한 대규모 매도 역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창중 팀장은 “다음달로 예정된 어닝시즌이 고비가 될 것”이라며 “외국인들이 2·4분기 실적을 저점으로 보고 매수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외국인들은 이달 초 4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3661억원어치를 순수히 사들였으나 8일 이후 매도공세를 펼치며 22일까지 5089억원을 팔아치워 월간 누적수치(-1428억원)마저 순매도로 바꿔놨었다.


최근 주가가 재차 1000선을 넘으면서 외국인들의 차익실현 욕구가 발동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 또 국제유가의 급등과 이에 따른 경기회복 지연 및 2·4분기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도 외국인 매도를 부추기는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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