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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김정환 갤러리아백화점 대리…“사랑이 넘치는 맑은세상 가꾸는게 꿈이죠”

김주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4 13:11

수정 2014.11.07 17:31



“꿈요? 사랑이 넘치는 해맑은 세상을 가꾸는 겁니다.”

유통가에서 ‘사회봉사활동 프로그래머’로 조명받고 있는 갤러리아백화점 명품관 운영팀 김정환 대리(38)의 대답엔 거침이 없다. 툭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열정이 물씬 배어난다.

그는 불우한 이웃집을 안방 드나들 듯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노인정에서부터 영아일시보호소·청소년쉼터·보육원·어린이공부방에 이르기까지 서울의 웬만한 음지는 들르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기를 입사 이후 만 7년째다.
얼마전 배고픔을 직접 체험해보겠다며 ‘기아체험 24시’ 대열에 끼어들어 사내에서 화제 인물로 떠올랐다.

사회봉사활동과 연계한 고객서비스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다는 그를 24일 점심무렵 만났다. “왕성한 활동을 하려면 밥도 잘 먹어야 한다”는 그는 게눈 감추듯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고 겸연쩍었는지 피식 웃는다.

“봉사한다는 그 자체만으로도 가슴 뿌듯합니다.”

때로는 형으로, 때로는 아들로 변신해야 하는 그의 얼굴에는 정겨움과 든든함이 깃들어 있다. 노인정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게 청소도 해주고 재롱도 피우니 이처럼 착한 아들이 따로 있을까. 불우한 청소년들에겐 함께 공연장을 찾아 관람해 주기도 하는 믿음직한 형이다.

“가출 청소년들의 굳게 닫힌 마음이 활짝 열릴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그런 그에게도 아픈 추억이 있다. 성균관대 법대 교수였던 아버지를 초등학교 때 여읜 후 한때 어려움에 처하는 바람에 어머니와 형과 함께 과일 비닐하우스에서 생계를 꾸려왔다고. 그가 누구보다도 불우한 이웃의 속사정을 잘 아는 까닭이다.

김대리는 입사 7년째로 카드고객팀·경리팀을 거쳐 현재 백화점 시설, 미화, 주차 등 고객편의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대외적인 봉사활동으로 잔잔한 감동을 이웃에 선사해 회사 이미지를 부각시켰다는 평가다.

그는 주위의 평을 의식하지 않는다.
근무지와 불우한 이웃을 핑퐁처럼 오가며 그저 봉사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일해오고 있다. 그래서 그는 어딜 가든 한가족이 된다.


“아 참, 못이룬 한 가족이 있네요. 올해는 꼭 착한 아가씨 만나 장가가고 싶습니다.”

/ joosik@fnnews.com 김주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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