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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증권사 인수 사실상 무산



토종간판은행인 농협중앙회가 1년여간 역점을 두고 추진해온 증권사 인수 작업이 사실상 무산될 전망이다.

감독기관인 농림부가 신용(은행) 및 경제사업(농축산물 유통·판매 및 지원) 분리라는 현안부터 해결한 후 검토할 수 있는 사안으로 규정한데다 농업인 혜택을 위한 경제사업의 활성화가 더 시급하다고 사실상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신·경 분리 현안, 농민 지원이 우선”=농림부 핵심 관계자는 26일 “농협의 증권사 인수를 통한 자회사 설립은 농협법에 따라 농림부 장관의 승인 사항으로, 농림부가 (가부를) 판단할 수 있는 문제”라면서 “인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내부 견해를 중앙회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시중은행의 자회사 인수는 금산법에 따라 금감위 승인사항이지만 특수은행인 농협은 농림부가 반대한다면 자회사 설립이나 인수는 불가능하다.

이 관계자는 “이런 의견은 실무선이 아니라 책임있는 선에서 농협중앙회장 등 수뇌부에도 전달됐다”면서 “증권사 소유는 농협 존재 목적과는 거리가 있어 (인수가) 유보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농림부는 농협측에 증권사 인수가 현 시점에서 곤란한 사유로 ▲내년 6월30일까지 신용과 경제사업을 분리해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 농림부에 제출하는 게 현 농협의 우선과제이고 ▲신용사업이 경제사업 적자 보전차원에서 중요하긴 하나 경제사업 활성화가 급선무이며 ▲증권업 진출시 경제사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지목했다.

이중 농협개혁의 최대 쟁점인 신·경분리는 7월1일 시행되는 개정 농협법 부칙에 내년 6월말까지 농협이 계획안을 짜 농림부에 보고토록 돼 있다. 농민단체는 3년내 신·경분리를 주장해 왔으나 농협은 자본금 확충없이는 어렵다고 맞서 진통을 겪어왔다.

농림부 관계자는 “금융감독원, 증권업계 자료를 종합 검토한 결과,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고 수수료 수입 등 수익구조가 악화된 증권업에 농협이 진출하는 게 결코 이롭지 않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종합금융그룹’ 시계(視界) 불투명해지나=농협은 증권사 인수에 부정적인 농림부 의사를 확인함에 따라 인수작업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중앙회 관계자는 “농림부로부터 (증권사 인수에 관련된) 비공식 의견을 받았다”면서 “농림부 뜻을 위배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인수가 필요하다면 협의와 설득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8일 임시대의원회에서 결정되는 전무이사 및 신용대표 등 지도부 교체와 아직 증권사 인수 대상을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점 등이 맞물려 농협의 증권사 인수는 사실상 원점에서 재검토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기존에 검토하던 합병후 통합방식(PMI)에서 벗어나 증권사 인수가 신용사업에 미칠 시너지 효과를 시뮬레이션하고 있다”며 “7월에 새 대표에게 진행상황을 보고하면 최종 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산규모 130조원(2004년말 기준)인 농협중앙회는 연내 증권사 설립을 은행, 보험, 카드, 증권을 축으로 한 ‘종합금융그룹’의 교두보 및 투자은행(IB) 업무 활성화의 잣대로 간주해 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인수가 힘들어지면 농협의 경영계획에 대한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중앙회의 올해 신용사업 총수신목표는 108조원, 순이익은 8275억원이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