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벤처넷’ 벤처기업인이 안본다…콘텐츠 재탕에 커뮤니티 기능도 상실

이진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5.06.27 13:28

수정 2014.11.07 17:29



벤처기업협회가 중소기업청의 위탁을 받아 운영하고 있는 벤처포털사이트 ‘벤처넷(www.venturenet.or.kr)’이 수요자인 벤처기업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벤처기업이 활용할 만한 콘텐츠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벤처기업간 커뮤니티 기능도 없는데다 기업의 구인구직을 돕는 취업정보서비스(job.venturenet.or.kr)는 거의 유명무실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운영되나=벤처넷은 지난 2002년까지 중소기업청이 운영하다 같은해 11월 벤처기업육성특별법 개정에 맞춰 벤처기업협회로 운영권이 위탁이관됐다. 벤처넷 운영 예산은 한해 3억원선이다.

중기청은 벤처넷을 벤처기업 신청 창구로 일원화해 벤처기업 확인신청서 접수와 벤처인증 재발급 업무용도로 주로 이용하고 있다.

협회는 위탁받은 ‘벤처넷’을 다시 웹에이전시 민간업체에 재위탁해 개발, 운영, 보수 등을 맡기고 있다.
결국 실질적인 사이트 운영 및 관리는 중기청이나 협회의 손을 떠나 있는 셈이다.

◇뭐가 문제인가=벤처넷의 콘텐츠가 빈약하다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그만큼 기업들이 활용할 만한 정보와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다.

벤처협회에 따르면 월평균 로그인수는 1만3000건, 지난 5월기준 접속건수(히트수)는 6만7000건. 하지만 이중 대부분은 벤처확인과 관련된 업무에 집중돼 있다.

반면 벤처기업 창업지원 정보는 지난 2002년12월 이후 올해까지 고작 2건이 올라와 있다. 특히 창업정보를 자유롭게 묻고 답하는 창업Q&A도 2건이 전부이다. 벤처기업들이 신제품이나 기술, 서비스 등을 홍보하는 ‘벤처PR룸’을 이용한 업체는 올들어 15개사에 불과하다.

중기청과 협회가 지난해 5월부터 벤처넷에 연계해 운영하고 있는 ‘구인구직’ 취업정보 서비스는 사실상 ‘개점휴업’이나 다름없다. 정부가 벤처기업 취업뉴스를 제공하는 ‘What’s News’에는 지난 3월이후 단 1건의 정보도 올라와 있지 않고, 업종별 구인정보도 올해 27건이 전부다.

지난 21일, ‘화난 사람’이라는 아이디는 “구인등록을 위해 회원 가입하고 30분 동안 정성껏 작성한 내용이 등록이 안됐다”며 관리부실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벤처인증, 벤처창업·경영 등의 문의사항에 대한 답변도 전문성이 없는 위탁사업자 관리자가 전담하다보니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신속한 처리도 되지 않고 있다.

◇대책은 없나=벤처협회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지만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벤처넷 커뮤니티 서비스나 콘텐츠 보강을 추진하고 있으나 상당수 내용들이 지난해 제시된 ‘재탕물’에 그치고 있다.

중기청의 반응도 지나치게 안일하다.
중기청 관계자는 “벤처넷이 벤처확인제 온라인 접수창구로 잘 이용되고 있는데 문제될게 있냐”고 되물으며 “정보 제공은 부수적인 참고자료일 뿐이고 벤처기업들이 필요한 것은 다 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중기청은 개선점이 있으면 벤처확인 대체방안이 결정되는 시점에 맞춰 경영전략, 마케팅, 업계동향 등 정보제공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벤처넷을 개편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벤처협회는 벤처확인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골자로 각 지방 중기청 등 유관기관의 벤처넷 개편 요구사항을 정리해 중기청에 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 skjung@fnnews.com 정상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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