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국내 기업조차 못 불러들인다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1 14:04

수정 2014.11.07 00:53



우리 경제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며 그 중심에는 전통 제조업의 쇠퇴, 또는 공동화가 자리잡고 있다. 지난해 1∼10월의 전통 제조업의 성장률이 겨우 1%대에 머물러 지난 2001년 이후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는 통계청 자료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반면에 정보기술(IT) 관련 제조업은 같은 기간에 14.5%의 고성장을 기록, 전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66.4%에서 84.3%로 높아졌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고용 효과가 큰 경공업 부문의 퇴조다. 자동차와 선박 부문이 각각 10.5%와 8.4%씩 성장함으로써 중화학 부문은 7.4%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반면 섬유 가죽 등 경공업 분야는 마이너스 3.2%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전통제조업이 활로를 찾아 해외, 특히 중국으로 이전하고 있는 원인이며 이로 인해 국내 고용 환경 역시 날로 악화되고 있는 까닭이다.
따라서 제조 업체의 해외 이전을 가능한 한 최소로 줄이는 동시에 이미 해외로 나간 국내 제조업체를 다시 불러들이는 것이 당면 과제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해외에 공장을 가지고 있는 300개 기업 가운데 94.9%가 국내 복귀를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유턴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일본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인건비, 노사관계, 원부자재 조달, 제도적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중국 진출 기업의 67.5%조차 ‘그래도 국내 여건보다는 낫다’고 보고 있다.

최근 들어 제조업 분야의 외자 유치가 저조한 것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을것이다.

이들 기업들은 국내 유턴의 조건으로 각종 규제 해소, 고용 유연성 확대, 세제 지원, 시설 운영자금 지원을 꼽고 있다.
세제 지원이나 운영자금 지원은 그렇다 치더라도 각종 규제 해소, 고용 유연성 확대는 어제 오늘 제기된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잡고 있는 올 경제의 5% 성장과 40만개 가까운 일자리 창출은 제조업, 특히 전통 제조업이 활력을 되찾기 전에는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올해야말로 규제 완화와 고용의 유연성 회복을 위해 총력을 쏟을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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