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6년간 30배나 급증한 조기유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4 14:13

수정 2014.11.07 00:49



지난해 초·중·고교생 해외 유학이 전년도보다 56.6%나 늘어났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2004년 3월부터 2005년 2월 말까지 유학을 목적으로 출국한 초·중·고교생은 1만6446명으로 지난 98학년도보다는 10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다. 특히 이중 초등학생들의 조기 해외유학은 최근 6년 동안 무려 30배나 늘었다.

조기 유학생들 특히 초등학생들의 유학 출국자는 지난 98년 212명에 불과했지만 2004학년도에는 6276명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중학생이 12배, 고교생 유학이 5배 늘어난 것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급증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국제화 시대에 영어 구사 능력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영어 교육을 위한 유학이 급증하는 추세는 이해할 수 있는 현상이지만 조기 유학 급증세를 방관할 경우 비용이 급증하는데다 조기 유학 실패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커져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문제가 되는 것은 유학 및 연수 비용의 급증이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해외유학 및 연수비 지출액은 30억20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가량 늘었고 12월 예상 지출액까지 더하면 연간 34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유학 및 연수 비용은 지난해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 약 150억달러의 20%나 되는 셈이다. 결과적으로 조기 유학붐이 서비스 수지 적자 급증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가정이 해체 위기에 빠지는 등 사회적 문제도 만만치 않다. 소위 ‘기러기 아빠’들이 경제적 부담과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는 사건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국에 남은 가장도 문제지만 유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에 돌아온 유학생들이 이곳에서마저 적응하지 못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는게 문제다.

조기 유학 급증이 안고 있는 문제점은 이른 시일내에 해소돼야 한다.
건강한 사회분위기 조성은 물론이고 우리나라 서비스 수지 적자 개선을 위해서도 그렇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교육, 특히 외국어 교육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가정 해체나 부적응 등을 우려하지 않으면서 영어 교육을 제대로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은 외국에 나가야만 받을 수 있는 언어 교육을 국내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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