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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하락 세수부족 ‘비상’



원·달러 환율이 8년 만에 처음으로 1달러당 990원대마저 무너지면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당장 환율이 떨어진다고 해서 세수가 급감하지는 않겠지만 애초 정부가 경제운용계획을 마련하면서 세운 환율과 연평균 환율간 괴리가 6% 이상 벌어질 경우 2조원 안팎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환율과 직접적으로 관련있는 세목은 국내로 들여오는 원자재 등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와 관세, 그리고 이들 원자재를 가공해서 다시 수출할 때 돌려주는 수출환급금 등이 있다.

이중 부가가치세와 관세는 환율하락, 즉 달러화 가치가 떨어질 경우 그만큼 세수도 줄어들게 된다. 반면 수출환급금은 환율의 등락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

정부는 지난해 경제운용계획을 마련하면서 예상 환율을 1150원선으로 잡았지만 연평균 환율은 1024원선으로 당초 전망치보다 12%가량 하락했다.

문제는 이같은 환율하락으로 인해 발생하는 세수감소.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말 정기국회에 출석해 “지난해 환율이 11∼12% 하락했다”며 “이에 따른 수입분 부가가치세와 관세가 각각 2조원, 1조5000억원 등 모두 3조5000억원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총 세수부족액 4조5000억원의 무려 80%에 달하는 규모다. 정부는 지난해 환율하락으로 줄어든 수입분 부가세와 관세에 대한 정확한 수치를 조만간 발표한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환율하락 현상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5일 한국 경제 주변여건을 고려할 때 올해 평균 환율은 950선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 연구기관들도 지난해 말 잡았던 환율 전망치를 900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정부가 올해 경제운용계획을 발표하면서 내놓은 1010원과 비교할 때 5∼6%의 환율하락이 예상된다.

그렇다면 이같은 환율하락에 따른 세수감소는 얼마나 될까.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지난해 환율이 12%가량 떨어져 3조5000억원의 세수부족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6%가량 환율이 떨어질 경우 이의 절반 정도인 1조8000억원의 세수감소가 예상된다.

물론 이같은 결과가 나오기 위해서는 올해 수입물량 등 조건이 지난해와 동일해야 한다. 또 수입한 원자재를 활용해 다시 수출한 경우 돌려주는 수출환급금 규모도 큰 변동이 없어야 한다.


변상구 재경부 조세정책과장은 “연평균 환율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연초 환율이 조금 떨어진 것만을 놓고 세수감소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환율이 당초 전망치보다 떨어지면 수입분 부가세, 관세 등 수입과 관련된 세금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더욱이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 연기, 소주세율 및 액화천연가스(LNG) 세율 인상 무산 등으로 세수확보에 비상이 걸린 정부 입장에서 환율마저 하락할 경우 올해 세수부족분은 당초 7조8000억원보다 훨씬 많은 9조4000억원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소주세율 및 LNG세율 인상을 통해 7800억원, 담뱃값 연초 인상과 중소기업 특별세액감면, 대·중소기업 현금성결제 세액공제 등을 통해 5600억원 등 모두 1조3500억원가량의 세금을 거둬들일 방침이었다.

/ ykyi@fnnews.com 이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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