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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청와대 만찬회동 거부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만찬회동이 무산됐다.우리당은 겉으로는 새 임시지도부가 구성된 뒤 가급적 이른 시일안에 회동을 갖자는 이유를 내세워 만찬 연기를 요청했다.

그러나 노대통령이 당내 반대에도 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데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것이어서 사실상 거부로 해석된다.

청와대가 회동연기를 받아들여 당·청갈등이 일단 ‘봉합’됐고 노대통령은 많은 것을 얻었지만 ‘1·2’개각과 유시민 의원 입각 과정에서 모양새가 상당히 구겨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열린우리당 만찬회동 사실상 거부

정세균 의장을 비롯한 우리당 집행위원과 상임고문단 등 지도부는 이날 오전 긴급모임을 갖고 만찬 회동 연기를 요청키로 의견을 모았다. 당 지도부는 이번 회동은 연기하되 대신 새 지도부가 구성되는 대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청와대 회동을 요청키로 결정했다.

전병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청와대 만찬은 신년 국정운영과 개각에 대한 당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는데 개각이 일단 완료됐고 신년 국정운영은 새로 선임될 지도부가 중심이 돼서 논의하는 게 합당하다는 의견이 모여 추후 청와대에 회동을 요청키로 했다”고 전했다.

전대변인은 유시민 의원의 복지부 장관 내정과 관련해서는 “회의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하고 당은 인사문제는 더 이상 거론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 비상집행위원은 “이미 게임이 끝난 상황에서 청와대에 가본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며 “연기라기보다는 취소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사회개혁 박차 계기 마련됐다.”

노대통령은 ‘유시민’이란 정치적 동업자를 입각시킴으로써 남은 집권기간에 밀어붙이려던 국민연금 문제나 양극화, 노인대책 등 사회개혁에 박차를 가하게 됐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승부처에서 밀리지 않는 특유의 정치력을 발휘, 2·18 전당대회 등으로 빚어질 수 있는 당 장악력 약화를 어느 정도 막았다거나 정치적 성향이 가장 유사한 유의원을 ‘잠룡군’에 포함시켜 향후 진행될 대선 국면에서 주도권도 유지할 수 있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당내에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을 가진 유의원이 이번 논란을 통해 상대적으로 이득을 챙기도록 하는 한편, 당내 친노?비노 그룹의 이합집산과 전통적 지지세력의 결집 효과도 노렸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그러나 노대통령도 많은 것 내줬다”

그러나 노대통령도 상당히 많은 것을 내줬다는 시각이 상당하다. 우선 여당이 ‘만찬 정치’라는 ‘청와대의 달래기’를 거부하는 초유의 일이 생기면서 노대통령이 모양새를 구겼다.

물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앞으로 당의 새 지도부가 구성된 후에 당에서 요청하면 그때 자리를 만들 것”이라면서 “당에서 대통령의 인사권은 존중돼야 한다고 밝힌 만큼 개각과 관련한 문제는 일단락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전 열린 열린우리당 지도부 회의에서 노대통령까지 겨냥한 성토분위기가 이어졌다는 사실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전날 있었던 김영춘 의원 등 초·재선급 의원 18명의 집단 유감 성명 발표도 유례가 없는 일이어서 심상치 않은 당내 분위기를 전한다.

노대통령의 ‘유시민 카드 강행’에 당이 ‘만찬 불참’이라는 강수로 맞선 상황이어서 당?청간 협조체제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임을 추측할 수 있다.

아울러 지난해 1·4개각 당시 이기준 교육부총리의 임명을 둘러싼 인사파문에 이은 파문이란 점에서 예상못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당시 사흘 만에 이부총리가 중도 하차했고 정찬용 인사수석과 박정규 민정수석이 물러나는 것으로 사태는 봉합됐지만 선진한국을 내걸며 집권 3년차를 시작하려던 노대통령의 계획은 엉망이 돼 버렸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더 심각한 양상으로 비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통상 ‘레임덕’(권력누수현상)이 시작된다는 집권 4년차인 데다 이번 사태로 여당내 일부 그룹들은 이미 ‘루비콘강을 건넜다’는 공감대마저 형성하고 있는 분위기다.


때문에 이번 사태를 기화로 우리당내 ‘친노그룹’과 ‘반노그룹’을 위주로 한 분당과 정계개편으로 이어진다면 노대통령의 집권하반기가 순탄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이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남은 2년간 추진할 미래구상은 물론 집권 3년 동안 만들어 올해부터 성과를 내야할 국가균형발전전략, 부동산시장 개혁 등 참여정부의 개혁성과물에도 흠집이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 csky@fnnews.com 차상근 전인철기자

■사진설명=유시민 의원의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과 관련, 5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긴급 모임에 참석한 김영춘 의원과 정세균 의장이 회의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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