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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비 역시 ‘개막전 사나이’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9 14:14

수정 2014.11.07 00:43



“사과(애플비)가 사자(싱)를 눌렀다.”

‘카팔루아의 제왕’ 스튜어트 애플비(호주)가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총상금 540만달러)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애플비는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의 플랜테이션코스(파73·7411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를 잡고 버디와 보기를 각각 3개씩 주고 받아 2타를 줄이며 4라운드 합계 8언더파 284타로 비제이 싱(피지)과 연장전에 들어가 연장 첫 홀인 18번홀(파5)에서 50㎝짜리 버디를 잡아 파에 그친 싱을 제치고 3년 연속 개막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이로써 애플비는 지난 1955년부터 내리 3년간 정상에 오른 진 리틀러 이후 49년 만에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하게 됐다.

이날 이글 1개에 버디 6개, 보기 1개로 7타를 줄이며 단숨에 공동 선두로 순위를 끌어올려 역전 우승의 발판을 마련했던 비제이 싱(피지)으로서는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한판이었다. 연장 첫 홀에서 두번째 샷을 그린 앞에 떨군 싱은 그린 너머 벙커에다 두번째 샷을 보낸 애플비에 비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퍼터를 잡고 이글을 노린 싱의 세번째 샷이 홀 전방 1.5m에 머문 반면, 애플비의 벙커샷은 거의 홀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이 림을 스치며 홀 50㎝에 붙었다. 지난 2004년 대회에서 애플비에게 1타차 패배를 당한 바 있는 싱으로서는 설욕 의지가 역력한 가운데 회심의 내리막 버디 퍼트를 했다. 그러나 싱의 퍼트는 안타깝게도 홀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나가고 말았다.

경기 후 애플비는 “이런 상황에서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연장전 승부에 자신이 있었다”며 “3년 연속 우승의 꿈이 실현돼 무척 기쁘다”고 소감을 말함으로써 싱보다 자신의 멘탈 부분이 강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시했다.

대회 개최지인 플랜테이션코스 마지막홀 뒤편에 집이 있는 ‘하와이 거주민’ 짐 퓨릭(미국)이 이날도 1타를 줄여 4라운드 합계 4언더파 288타로 단독 3위에 오른 가운데 지난해 US오픈 우승자인 ‘마리오 전사’ 마이클 캠벨(뉴질랜드)은 전반 4∼5번홀 연속 버디로 공동 선두로 치고 올라 역전 우승에 대한 기대를 부풀렸으나 12번홀(파4) 더블보기로 난조 기미를 보이더니 15∼17번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해 결국 공동 4위로 경기를 마쳤다.


한편 마지막날 순위를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산 탱크’ 최경주(36·나이키골프)는 이날도 버디 1개에 보기 4개를 묶어 3타를 잃어 최종 합계 10오버파 302타로 28명 가운데 공동 19위로 경기를 마쳤다. 최경주는 13일부터 ‘1000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가 출전한 가운데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리는 소니오픈에 출전해 상위 입상에 재도전한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사진설명=9일(한국시간) 끝난 미 PGA 투어 메르세데스챔피언십에서 대회 사상 첫 3연패를 달성한 스튜어트 애플비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카팔루아(미 하와이)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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