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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병 어려운 형편 가족처럼 돌봐” …육군중사,압류 생계보조금 찾아줘

파이낸셜뉴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09 14:14

수정 2014.11.07 00:42



압류당한 최저생계보조금을 되찾아주는 등 부대원의 어려운 형편을 가족처럼 돌본 소대장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9일 육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육군 50사단 신병교육대에 입소해 훈련받고 있는 정경영 훈련병(21·상근예비역)은 입대 전 경북 영덕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부모와 동갑내기 아내, 고교 2년생인 여동생, 그리고 7개월 된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부친이 허리와 관절통 등 선천적인 지체 4급 장애인으로 등록돼 있고 모친 역시 의사소통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정신지체라서 정훈련병은 소규모 논 농사로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나마 최저생계비 지급대상자로 지정돼 정부로부터 매월 지급받는 35만원의 보조금이 큰 보탬이 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지역 농협이 정훈련병 가족의 농협 통장을 압류해 정부 보조금을 수령하지 못하게 되면서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부친의 빚보증으로 1800여만원의 부채를 갚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연말에 추곡수매가 되지 않아 한살배기 딸의 분유와 기저귀 값도 대기가 빠듯해졌지만 정훈련병은 가족을 뒤로한 채 입대해야만 했다.

훈련병 면담 과정에서 이같은 형편을 알게 된 소대장 김창남 중사(25)는 즉시 해당 면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를 찾아 정훈련병의 딱한 사정을 전하다가 최저생계유지비는 법적으로 채무변제를 목적으로 압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돼 면사무소측과 함께 농협의 압류를 풀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해당 농협측은 “정씨 부친의 부채가 있어 통장을 압류했으나 최저생계보조비가 입금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한 달 만에 압류를 풀게 됐다”고 해명했다.


김중사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신지체를 앓고 있으면서도 절차를 몰라 장애인등록을 못하고 있는 정훈련병의 모친을 위해 장애인 복지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안내해 줬다.

주머닛돈 10만원을 정훈련병 부인에게 전하기도 했다.
김중사의 몰래한 선행과 정훈련병의 처지가 주변에 알려지자 부대에서는 정훈련병을 돕기 위해 대대적으로 성금을 모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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