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n사설]車보험사,‘무사고 기피’ 지나치다



손해보험회사들이 장기간 무사고 운전자들의 보험 가입을 기피하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자료에 따르면 12개 손보사로부터 가입이 거부돼 ‘공동 인수’를 선택한 운전자가 최근 3년간(2002년 4월∼2005년 10월) 14만명이며 이들이 추가로 부담한 보험료는 55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공동 인수 대상이 되면 정상 가입할 때보다 보험료를 최대 15%나 더 내야하기 때문이라니 시급히 개선돼야 마땅하다.

손해보험사들이 장기 무사고 운전자를 기피하는 이유는 보험료 할인율이 워낙 높아(최대 60%) 경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장기 무사고 운전자의 경우 보험료를 적게 내지만 한번 사고가 나면 지급받는 보험금은 몇배나 되는게 사실이다. 그렇다고해서 모범운전자들의 보험 가입을 거절해 이들이 어쩔 수 없이 보험료를 더 내도록 강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손보사들이 손해율(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비율) 상승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보험사들의 적정 손해율은 72% 수준이어야 하는데 지난해 10월 80%를 넘었고 12월엔 90%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보사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오는 4월까지 반년간 자동차 보험료를 10% 올리기로 했고 이마저도 효과가 없자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의 가입을 거절하는 무리수까지 두고 있는 것이다.

이들이 겪고 있는 경영난의 근본적인 원인은 초저가 보험료를 받는 온라인 보험사들과의 심화된 출혈 경쟁이다. 온라인 보험사들은 모집인이 필요 없는 등 수익구조가 손보사에 비해 뛰어나 보험료 할인을 해도 버틸 수 있지만 기존 손보사는 다르다. 결국 이들과 경쟁을 위해 최대 20%까지 보험료를 깎아주는 무리수를 두다가 경영난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이러다보니 손보사의 손해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적자 폭은 커질 수밖에 없다.


장기 무사고 운전자 가입 거부는 경영 실패의 책임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행위에 불과하다. 경영 실패의 책임은 당연히 경영자들이 져야 하고 장기 무사고 운전자들의 가입 거부는 사라져야 한다. 정부 관련부처는 현행 보험할인·할증률 체계에 문제가 있어 경영 환경이 어렵다는 손보사들의 주장에도 귀를 기울여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해야 한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