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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변화의 중심에 서라]위기가 ‘혁신의 기적’을 만든다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11 14:15

수정 2014.11.07 00:39



오늘날 기업들은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빠르게 진행되는 변화의 소용돌이 한 가운데 서 있다. 매일 같이 신기술들이 쏟아져 나오고 고객들의 취향이나 의식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며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경쟁자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여 기존의 프로세스를 바꾸고 매일 새롭게 혁신해 나가지 않는 기업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다.

한국의 잭 웰치, 경영품질 혁신의 선각자, 6시그마 전도사 등으로 알려진 손욱 삼성 SDI 상담역(사장)이 저술한 ‘변화의 중심에 서라’는 기업이 생존하고 나아가 성장 발전을 하기 위해 어떻게 변화하고, 혁신해 나가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 책은 저자 자신이 삼성SDI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추진했던 혁신 과정을 토대로 설명하고 있어 이해가 쉽다.

혁신이란 한 마디로 기업 경쟁력의 세 요소인 프로덕트(Product;사업분야, 기술, 제품), 피플(People;인재), 프로세스(Process;일하는 방법)의 품질 수준을 높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6시그마를 과감히 도입했고 동시에 전사적 차원의 프로세스혁신을 단행했다. 6시그마란 100만개의 제품 중 3∼4개의 불량품 밖에 발생하지 않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품질 수준을 의미한다. 기존의 프로세스가 이미 만들어진 불량품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둔데 반해 6시그마는 프로세스의 기획 및 설계 과정에서부터 불량품을 원천적으로 막아 품질 개선 및 비용 절감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이처럼 완벽에 가까운 품질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6시그마를 전사적으로 도입·실행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러나 손욱 사장은 과감하게 기존의 모든 관행들을 버리고 세계 최고의 선진 프로세스를 도입하고 정보 시스템을 한꺼번에 바꿈으로써 과거를 파괴하는 ‘빅뱅’ 방식으로 추진하여 6시그마를 성공리에 도입하고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내 마침내 4개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실제로 혁신을 실행해나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선 무엇보다도 모든 구성원들이 조직이 당면한 위기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처절한 노력이 있어야만 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다. 따라서 손욱 사장은 위기와 혁신을 바늘과 실과 같은 관계라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니콜 등 500억원 어치가 넘는 불량품을 깨부수고 화형식을 거행하여 전 직원들에게 삼성이 당면한 위기를 공감하도록 이끈 뒤 혁신 마인드로 무장하여 새롭게 태어난 것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바꾸어야 한다고 인식하는데 그치지 않고 뼈를 깎는 고통으로 이를 실행해 나가야만 혁신은 성공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위기에 직면하여 혁신을 통해 또 하나의 기적을 이루어냈던 한국전기초자의 서두칠 회장은 혁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혁신의 혁은 가죽 ‘혁(革)’입니다. 가죽을 벗겨내는 아픔 없이는 결코 성공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 삼성SDI의 혁신 성공 사례를 통해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 그리고 정부 조직 등 우리나라의 모든 구성원들이 위기를 성공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기를 바란다.

/jochoi@bookcosmos.com 최종옥 북코스모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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