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코리아 글로벌 산업벨트를 가다-동유럽]2008년 ‘車산업벨트’완성

유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12 14:15

수정 2014.11.07 00:38



슬로바키아 수도인 브라티슬라바(Bratislava)에서 북동쪽으로 200Km를 달리다 보면 50만평 대지에 들어선 거대한 공장이 모습을 드러낸다. 바로 기아차의 유럽생산기지인 ‘질리나 공장’ 건립 현장이다.

기아차는 지난 2005년 4월에 착공에 들어가 부지정지작업과 공장 건물 건설을 마쳤다. 생산설비 설치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공장 주변에 기아차 마크를 한 안전모를 착용한 관계자들과 공사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인근에는 현대모비스를 비롯한 부품 등 협력업체들도 공사가 한창이다.
마치 한국의 자동차 메카인 울산을 보는 듯 하다.

우리 완성차 업체들이 동유럽 지역으로 몰려들면서 향후 이곳이 EU의 ‘자동차 생산 거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현대차를 비롯한 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이 체코(예정), 슬로바키아에 공장을 설립하며, 한국타이어가 헝가리에 타이어 생산공장을 짓는다.

이들 업체가 오는 2008년 까지 공장을 완공할 경우 이곳에 한국의 자동차 벨트가 구축되게 된다. 더구나 자동차는 장치산업인 만큼 부품 등 협력 업체들 까지 동반 진출, 거대한 자동한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체코, 헝가리, 슬로바키아 ‘자동차 산업 벨트’ 구현=현대차 체코 공장에서 50여초만에 소형차인 베르나가 생산된다. 인근에 위치한 한국 부품업체들부터 공급된 부품들이 일괄적으로 투입돼 한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것 보다 더 빨리 자동차가 조립된다.

기아차 슬로바키아 공장, 인근에 도요타 자동차 공장이 있지만 이곳의 자동차는 협력 업체들의 원활한 부품 공급으로 품질력을 인정 받는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두 공장에서 생산되는 플랫폼과 엔진, 부품을 공유하며 생산비를 낮춰 일본 브랜드보다 품질이나 가격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다.

이들 차에 부착된 타이어는 인근 국가인 헝가리에 위치한 한국타이어에서 납품한 것.

이같은 시나리오는 가상이 아니다. 오는 2007년 이나 2008년 이면 현실화 될 수 있는 실현 가능한 것이다.

현대차가 체코에, 기아차가 슬로바키아에, 한국타이어가 헝가리에 각각 생산 공장을 짓고, 협력사들이 동반 진출해 하나의 자동차 산업벨트를 구성하게 된다.

국경이 인접한 이들 3개국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들과 부품, 타이어 업체들이 진출, 생산기지를 만들어 일본, 미국, 유럽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자동차 업계, 유럽 전진기지 부각=현대차는 동유럽에 생산공장을 짓고 관련 협력업체들과 자동차 산업 벨트를 구성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특히 체코를 염두에 두고 마지막 사인을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동유럽 현지에서는 체코로 확정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현대차는 유럽시장이 단일시장화되는 만큼 이 시장을 주목하고 있다. 더이상 EU지역이 아닌 한국, 미국, 터키, 중국, 인도 등의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해 수출해서는 일본, 유럽 업체들과 경쟁을 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는 EU가 자동차에 대해 10% 달하는 수입관세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산원가를 낮춘다 해도 10%의 관세를 낼 경우 수익성을 맞출 수 없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이에따라 유럽에 생산거점을 마련하기 위해 동유럽 투자결정을 내린 것이다. 현대차는 특히 인건비가 서유럽 지역 보다 두배이상 저렴하고 노동생산성이 높은 지역인 동유럽에 생산공장을 설립해 전 유럽지역에 공급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현대차는 10개 이상의 협력업체들과 동반 진출해 시너지 효과는 노린다는 방침이다.

한국타이어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중부유럽의 헝가리에 새로운 공장을 짓는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10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신공장 건설 부지로 헝가리의 두나우이바로쉬로 최종 결정했다. 한국타이어가 새롭게 건립할 유럽 전진 기지인 헝가리 공장은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남쪽으로 68km 떨어진 두나우이바로쉬의 16만평 부지에 들어설 예정으로 오는 2007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총 5억 유로. 승용차용 고성능 타이어와 경트럭용 타이어를 연간 생산량 1000만개 규모로 건설 예정으로 2007년 하반기에 생산에 들어가 2008년에 1단계 완공, 2010년 초에 2단계 완공을 목표로 추진한다. 총 고용인원은 1500명선에 달한다. 이번에 새롭게 건립될 중부유럽 공장은 구주지역 물량을 주로 공급하게 된다.

기아차의 유럽공장은 중국공장(연산 13만대 규모)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생산기지로서 총 10억 유로를 투자, 50만평(약 166헥타르)의 부지에 연산 30만대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공장 완공 시점은 오는 12월로 슬로바키아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차질없이 첫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등 동반 진출한 12개의 부품 협력업체들도 내년 12월 기아차 유럽공장이 차질없이 가동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기아차는 유럽공장에서 생산할 첫 차로 준중형 세단 ED(프로젝트명)가 된다.
기아차는 유럽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현지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춰 신규로 개발한 준중형 모델로 1400∼2000cc급의 엔진을 탑재할 계획이다.

/ yih@fnnews.com 유인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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