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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격랑의 금융권]우량·혁신 中企 ‘선택과 집중’ 지원



중소기업의 돈가뭄이 올해는 해소될 수 있을까.

국내 금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책이 연초부터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지원 규모도 큰 폭으로 늘렸을 뿐 아니라 우량한 중기에 대한 선별적지원 움직임도 함께 진행중이다.

그러나 중기 현장에서는 과거 담보위주의 대출로는 지원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신용대출 등 현실적인 대책이 무엇보다 필요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은행들 지원규모 대폭 늘려

올들어 중기 지원에 있어 은행들이 달라진 것은 크게 늘어난 규모다.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지원규모를 지난해보다 15% 늘어난 23조원으로 책정했다. 내역별로는 시설투자자금 4조9000억원, 중소·벤처기업 및 부품·소재산업 육성자금 3조3000억원, 소기업 육성자금 3조3000억원 등이다.

산업은행도 지난해보다 무려 30.4% 늘어난 6조원 규모의 중소기업 지원책을 마련했다. 올해 승인되는 모든 시설자금 금리도 0.4%포인트 내릴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중소기업 지원액을 지난해보다 6조6000억원가량 늘렸다. 우리은행은 전국 44개 공단을 주 타깃으로 삼아 제조업 사업장 위주로 적극 지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환헤지 위험관리 프로그램, 중소기업 경영 컨설팅 등을 통해서 다방면의 지원을 시도할 계획이다.

은행들이 이처럼 대거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는 것은 다름아닌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서다. 예금보험공사는 지난 9일 발표한 자료에서 “국내은행의 가계대출 수익은 곧 한계에 이르러 새로운 수익처로서 중소기업 대출을 늘려야 할 때”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은행들이 지난해 13조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당기순이익을 거둬 대출여력을 사전에 확보해 놓은 것도 적극적인 중소기업 지원에 나서는 한 이유가 되고 있다.

■우량?혁신 기업에는 좀 더 나은 지원을

재무상 건전하고 신기술을 보유한 중소기업에 한해서는 금융권으로부터 이전과 다른 대우를 받는다.

우선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 시스템의 질적 개선이 추진중이다. 중소기업에 대출 보증을 주업무로 하는 신용보증기금은 올해부터 우량 중소기업을 선별해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김규복 신보 이사장은 지난해 연말 기자 간담회를 통해 ‘선택과 집중’이란 표현으로 선별적인 보증업무를 다짐했다.

이로 인해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은 보증 받기가 어려워졌지만 신용등급이 우수한 업체나 혁신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은 종전보다 나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보는 이를 위해 신용등급에 따라 보증비율을 최저 50%부터 차등 적용할 방침이다. 또 혁신형 중소기업에 대한 보증료율도 0.2%포인트 내린다.

기술보증기금도 올해부터 벤처기업·이노비즈기업에 대해서는 보증료율을 0.2%포인트 감면하고 기술평가보증을 받는 기업에 대해선 최고 0.3%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산업은행 역시 기초기술을 사업화한 기업에 대해선 최고 5억원까지 직접 투자방식으로 지원된다.

이와 함께 우리은행도 올해부터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사업화 단계에 있는 기업에 대해선 중점적으로 성공 파트너로서 지원하려 한다”며 “신용대출상품의 취급기한을 6개월 연장하는 등 우량 중소기업 쪽으로 치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지난해 3월부터 기존 중소기업 고객이 새로운 우랑 기업고객을 소개할 경우 양측에 모두 금리를 인하해 주는 MGM(members gets members)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들은 아직은 ‘반신반의’

중소기업은 은행이 내놓은 이같은 계획에 대해 아직은 반신반의해 하는 분위기다.

우선 이같은 반응을 보이는 가장 큰 이유로 은행권이 담보대출 요구 관행을 고수하기 때문이다. 한 중기 대표는 “은행들은 매 연초마다 무수한 지원계획을 내놓고는 있지만 대부분이 대출에 앞서 담보를 요구한다”며 “실질적으로 피부에 와닿는 지원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중소기협협동조합중앙회가 지난 10일 발표한 ‘2005년 중소기업 금융이용 애로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순수 신용대출은 조사에 응한 462개 업체중 11.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담보대출’과 ‘신용보증서 대출’은 각각 43.3%와 30.1%를 차지했다.

또 자금조달에 있어 가장 큰 애로사항은 ‘부동산과 신용보증서 위주의 담보대출관행’이 42.5%를 차지해 가장 많았고 보증서 위주 대출(25.4%), 과도한 부동산 담보 요구(17.1%), 신용대출 곤란(12.1%), 고금리(11.6%) 순이었다.


‘우량’, ‘혁신형’ 중소기업 선별작업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다. 기준이 될 신용평가 등 기술적 뒷받침이 선행되어야 하지만 국내 금융권은 아직 중소기업의 신용평가 작업에 미숙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박사는 “중소기업 대출은 항상 경기와 함께 가게 마련”이라며 “은행의 대출처로서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커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수익성은 낮고 부실위험은 높은 만큼 신용평가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 sunysb@fnnews.com 장승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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