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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성 발효유 안팔린다


위, 간, 혈압, 혈당 등으로 끊임없이 영역을 확대해 나가던 기능성 발효유들이 정작 판매에 있어서는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능성 발효유 전성시대를 방불케 할 만큼 신제품이 쏟아졌으나 상당수 제품이 판매부진으로 중도하차 위기에 봉착한 것. 이에 따라 업체들은 신제품 개발·출시를 중단하거나 제품 생산을 아예 포기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서울우유 헤파스는 지난해 12월 생산을 중단했다. 하루에 5000개 정도밖에 팔리지 않아 판매를 지속할 수 없었기 때문. 또 지난해 남양유업이 잇따라 출시한 기능성 발효유 ‘12080’, ‘닥터인슈’도 각각 하루 판매량이 4만개, 3만개에 그치고 있고 매일유업의 ‘구트 HD-1’과 장수나라의 새 이름인 ‘도미슈노’도 하루 판매량이 각각 4만개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공하려면 하루 판매량이 10만개는 넘어야 하지만 현재 판매되고 있는 기능성 발효유 가운데 10만개를 넘어서는 제품은 한국야쿠르트의 ‘윌’, ‘쿠퍼스’, 남양유업의 ‘불가리스’에 불과한 실정.

기능성 발효유들이 줄줄이 낙마하고 있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인식 부족’이 최대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소비자들이 발효유가 장에 좋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는데 간, 위 등 다른 부분에까지 효과적이라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 미심쩍어 한다는 것. 서울우유 마케팅팀 권영훈 과장은 “헤파스를 접게 된 것도 소비자들에게 헤파스가 간에 좋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데 실패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이 지나치게 높은 것도 판매부진의 또 다른 원인이다. 권영훈 과장은 “얼마전 소비자들의 발효유 가격에 대한 인식조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150㎖를 기준으로 했을 때 800∼900원 정도가 적당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그러나 현재 대부분의 기능성 발효유들은 1300원으로 가격이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식품은 약이 아니기 때문에 효과에 대해 충분히 광고할 수 없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남양유업 최경철 팀장은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기능성 식품에 대한 법적 규제가 느슨해 기능성 발효유 판매가 활발하다”며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식품위생법상 식품업체가 제조한 식품에는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내용과 의약품으로 오인할 수 있는 문구를 표시할 수 없게 돼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현재 남양유업은 혈압 발효유 ‘12080’의 효과에 대한 연구를 충남대와 함께 진행 중이다.
그러나 남양유업측은 결과가 나오더라도 증거자료로 홍보를 크게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이처럼 기능성 발효유들의 부진이 계속되자 각 유업체들은 당분간 신제품보다는 출시된 제품 판매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유업계 관계자들은 “경기상황을 더 지켜봐야겠지만 유업체들마다 이미 출시된 기능성 발효유 제품이 많은 만큼 당분간은 신제품보다는 이미 나온 제품들의 홍보에 주력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 padet80@fnnews.com 박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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