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정보통신

이통3社 핵심이슈마다 충돌

허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19 14:17

수정 2014.11.07 00:28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핵심 이슈를 놓고 벌이는 신경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는 단말기 보조금, 발신자번호표시(CID) 요금인하,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유통을 놓고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심리전·설전 ‘점입가경’

이통사들은 정보통신부의 단말기 보조금 규제 개정법안을 놓고 비유법을 동원하며 설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8일 국회에서 열린 보조금 정책 간담회에서 이영희 SK텔레콤 상무는 “보조금을 어떻게 운영할건지 블랙박스와 같은 복잡한 문제는 논의조차 되지 않았다”며 “이런 규제를 꼭 할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윤수 KTF 상무는 “마약 단속이 복잡해도 필요한건 해야하는 것과 같다”며 맞받았고 한양희 LG텔레콤 상무는 “월 3만∼4만원 벌기 위해 고액의 보조금을 쓰는 것은 타이어를 팔기 위해 자동차 값을 깎아주는 셈”이라는 논리를 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말 남용 LG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이 황금 주파수인 800㎒를 보유하고 있으며 휴대폰도 제조사로부터 가장 먼저 받는 상황에서 단말기 보조금 상한제까지 주장하는 것은 조커 하나를 더 갖겠다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CID 요금인하와 지상파DMB폰과 관련한 사업자간 설전도 한계를 넘나들고 있다.

최근 LG텔레콤은 ‘가장 큰 이통사는 계산기를 두드리며 지상파DMB폰 유통을 망설이고 있다’는 광고로 SK텔레콤을 선제공격했다. 이에 대해 SK텔레콤측은 “그런 광고할 돈 있으면 CID 요금이나 내려라”고 비난했다.

■설전이 자충수로 이어져

말이 많으면 실수가 뒤따르는 법. 사업자들의 설전이 ‘본전’도 못 찾는 자충수로 이어지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8일 순증 점유율이 99%에 달한다고 경쟁사가 트집을 잡자 9∼10일 2만9000명을 직권해지시켜 점유율을 70%대로 조절, ‘숫자 놀음’ 한다는 비난을 샀다. SK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가만히 있어도 될 것을 실무부서에서 협의도 없이 직권해지를 하는 바람에 곤란을 겪었다”고 말했다.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무료 CID로 공세를 펼치자 대응 차원에서 오는 2월부터 CID 요금을 인하키로 했다. 그러나 통화료와 기본료를 조절한 CID 무료 요금제 계획이 알려지면서 고객들로부터 원성만 사고 있다.

고객들은 “CID 무료 요금제는 조삼모사와 같은 기만행위며 지금까지 서비스를 이용한 게 후회된다”고 일제히 비난하고 있다.

LG텔레콤이 SK텔레콤을 비방한 지상파DMB 광고도 득보다 실이 많았다.
LG텔레콤 고위 관계자는 “마케팅 부서에서 사전 이야기없이 광고를 낸 것이며 다음부터 이 광고는 게재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KTF가 대안으로 제시한 ‘2+3’(2년 규제 연장, 3년 이상 가입자 보조금 수혜) 단말기 보조금 규제도 ‘안한 것보다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통부의 2+2도 가입자 차별문제 등으로 인해 국회 통과가 미지수인데 2+3을 왜 냈는지 모르겠다”며 “이는 KTF가 명확한 정책기준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 wonhor@fnnews.com 허원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