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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설 앞으로 1주일…시장 경기 ‘명암’]백화점 할인점 북새통 ‘희색’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22 14:17

수정 2014.11.07 00:25



■매출회복세 백화점·할인점 ‘북적’

지난 20일 오후 3시 서울 신세계 이마트 용산점. 평일 낮 시간임에도 불구, 매장은 쇼핑객들로 가득 찼다.

“예전보다 경기가 좋아졌다는 생각이 크게 들진 않아요. 하지만 그래도 설이잖아요.”

친지·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사러 나온 박효숙씨(54)는 “몇년 동안 주위사람들에게 제대로 선물 한번 못했지만 이번에는 큰 맘 먹고 밀린 선물을 챙기고 있다”며 환히 웃는다. 그는 “선물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도 가장 저렴하다는 생각에 할인점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고가품 위주로 구성된 한우 특설매장에는 쇼핑객들로 늘어선 줄이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이마트 담당점원은 “예년보다 1주일 앞당겨 상품을 진열했는데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며 “고가품에도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전히 동장군의 위세에 눌려 있는 재래시장과 달리 백화점, 할인점 현장에는 ‘봄기운’이 완연하다.


지난 21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마지막 세일을 놓치지 않으려는 쇼핑객들까지 겹치면서 을지로 사거리 일대는 교통이 대혼잡을 빚었다. 지하 잡화코너와 초특가 세일코너 매장은 오후 내내 북새통을 이뤘다. 물품보관소에는 짐을 맡기려는 고객들이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3층 의류매장 오브제 매니저 이서현씨(33)는 “1월이 통상적으로 겨울상품은 애매하고 봄상품은 이른 감이 있어 비수기인데도 불구, 최근 반응은 꽤 성공적”이라며 “고객들의 높은 구매욕구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겨울세일에서 20% 이상 신장세를 보였던 백화점업계는 올 첫 세일 역시 10∼20%대 신장을 내다보며 한층 고무된 상태.

설 선물세트 매출이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백화점업계는 대체로 낙관적이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상대적으로 구매가 빠른 상품권 판매의 경우 설 D-20인 지난 9일부터 19일까지 지난해 대비 20% 신장세를 보였다. 현대백화점 재무팀 양정열 대리는 “지난해에 비해 기업체 단체수요가 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백화점 설 배달 물량도 증가세다. 신세계는 설 D-10일인 지난 20일 설 배송물량이 4700여건으로 지난해 D-10일과 비교해 6%가량 늘었다. 지난해 D-10일이 일요일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가 훨씬 높은 신장세라는 게 신세계측 설명.

신세계측은 설 선물세트는 이번주부터 본격 수요가 발생, 지난해보다 최소 10∼15% 늘 것으로 전망하는 한편, 법인 매출은 28%가량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세계 법인사업부 김진혁 담당은 “기업들의 실적호전으로 임직원 선물이 늘고 있고 특히 금융권의 경우 우수고객 선물 물량이 큰 폭 증가하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백화점 개인 구매가 높은 일부 선물세트 매장에서는 지난해 명절보다 소비가 덜하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백화점 경기를 ‘전체적인 본격 회복세’라고 보기는 아직 이르다고 할 수 있는 대목.

롯데백화점 본점 올리브유 선물세트 매장의 송윤자씨(43)는 “선물세트를 깔아놓고 이렇게 안 팔린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좀 의외”라며 울상이었다. 신세계 백화점 서울 충무로 본점에서 4년째 명절마다 한과세트를 팔고 있는 신현옥씨(45)는 “지난 설, 추석에는 판매가 꽤 괜찮았는데 올해는 생각보다 저조하다”고 푸념했다.


/ jins@fnnews.com 최진숙 김한준기자

■사진설명=설 명절을 1주일 앞둔 22일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설 선물과 차례상 물품을 사려는 고객들로 매장이 발디딜 틈 없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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