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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삼성의 힘 ‘능력제일주의’



“‘학벌보다는 능력’, 진짜 실감이 납니다.” SK그룹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대기업이 정기인사를 마무리한 최근 이를 유심히 지켜본 한 대학생의 얘기다. 그는 특히 고졸, 전문대 졸업 출신들을 대거 임원으로 승진시킨 삼성그룹의 인사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 임원은 대그룹 임원 중 임원, 별중의 별로 꼽힌다.

최근 단행된 삼성그룹 인사에서 임원 승진자 455명중에는 고졸, 전문대졸 출신이 대거 포함돼 있었다. 삼성전자 소속 임원 승진자중 시스템 가전지원팀장, 중국 본사 상무, 시스템 LSI DDI 개발팀장, 무선기구 개발팀장 등이 고졸 출신이다. 무선제품 기술팀 상무보대우, SIEL 상무보 등은 전문대를 졸업했다.

삼성그룹의 이러한 파격적인 인사발령은 2000년대 들어 본격화 됐다. ‘실력과 성과를 따지지 학벌은 중요치 않다’는 삼성 특유의 인사원칙이 지켜지고 있는 것이다. 취업난과 양극화 등으로 소외받는 대학생과 계층에게 ‘하면 된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소식이기도 하다.

일부에서는 삼성을 끌어가는 사람을 이건희 사단이라고 폄훼한다. 성과급을 비롯해 연말이면 한달에 4개의 봉투를 받는 삼성 직원들을 두고 시기와 질투의 눈길을 보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같은 능력 중시의 기업문화가 오늘날 세계 초일류 기업으로의 삼성을 낳게 한 원동력이었다는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없다.
찬찬히 뜯어보면 이건희 사단은 학맥, 인맥 등 개인적인 인연에 의해 결성된 게 아니고 능력을 중시하는 인재들이 모여 만든 것이다.

장인정신과 능력이 우대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노력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는 점에서 삼성그룹의 지속적인 능력중심의 인사는 학벌은 계급이라는 극단적인 사회적 인식을 조금씩 깨고 있다.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에 숨겨진 키워드는 돈만 많은 ‘재벌’이 아니라 학력파괴로 글로벌 인재를 키울 줄 아는 삼성의 ‘능력중시’ 기업문화가 아닌가 곰곰이 생각해볼 때다.

/ winwin@fnnews.com 오승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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