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마스타카드 기업공개 논란/홍순재기자

홍순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26 14:18

수정 2014.11.07 00:19



마스타카드가 올 1·4분기중 미국 증시에 상장된다. 마스타카드의 이번 상장은 ‘2006년 세계 금융업계 빅 뉴스’중 하나다. 마스타카드와 제휴관계에 있는 1만4000여개의 금융기관들은 엄청난 변화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갈 전망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기업 공개를 통해 자본구조를 개선한 마스타카드가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공개 이후의 이사회 구성과 경영 방향 등을 살펴보면 기존 금융 회원사들에는 결별 선언과 다름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신에 따르면 상장 후 이사회 구성에서 전체 12명의 이사진 가운데 기존 회원사 몫으로 배분된 숫자는 고작 3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주주 구성에 있어서 회원사들은 의결권이 없는 주식 41%를 보유하는 반면 나머지 주식의 대부분은 일반 투자자들이, 그것도 의결권이 부여된 지분을 나눠갖게 돼 있다. 결국 지배구조로 보면 기존 회원들을 경영에서 배제하고 새로운 주인을 맞이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마스타카드는 카드사나 은행 등 금융권 회원사보다 갈수록 그 영향력이 커지는 대형 가맹점과 이동통신사 등과의 제휴를 통해 수익 모델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예컨대 자체적인 카드 사업을 하고 있는 월마트 등 큰 유통업체 및 AT&T와 같은 이동 통신업체들을 주요 고객으로 새롭게 영입해 이들에게 신상품을 제공하는 등 연계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는 것이다.

기존 회원들은 협회(Association) 성격의 마스타카드가 기업 공개를 하는 것 자체가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카드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 30년 이상 유지한 회원사와의 관계를 무시하고 이통사 등 다른 업계의 시장 진입을 허용할 경우 기존의 시장 질서는 붕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업계는 기업 공개 이후 마스타카드가 회원사 수수료를 대폭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형편이다.
회원사를 위해 설립된 마스타카드의 기업 공개, 과연 누구를 위한 조치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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