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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한性 당당한性-포경수술]결혼후 부인 자궁경부암 확률 줄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1.30 14:18

수정 2014.11.07 00:18



초등학교 5학년인 지수는 방학 기간 동안 포경수술을 시켜달라고 엄마를 졸라댔다. 엄마는 굳이 시킬 생각이 없었으나 아이가 하고 싶다기에 비뇨기과에 데리고 왔다. 지수는 얼마 전 포경수술을 한 친구가 “내 거는 어른이고 네 거는 아직 애야”라고 놀려서 무척 기분이 나빴다고 했다. 사실 포경을 했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닌데 주변 분위기가 지수로 하여금 포경수술을 하고 싶게 만든 것이었다.

과거 포경수술은 태어나자마자 할 정도로 필수적이었지만 요즘은 개인의 선택사항일 뿐이다. 수술은 아이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스스로가 원할 때 시켜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신생아 포경수술은 아이에게 주는 스트레스가 커서 성격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또 유아기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의 수술은 전신 마취를 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초등학교 고학년에서 중학교 저학년 무렵의 남자아이들은 수술에 대한 공포심이 비교적 적어 국소마취가 가능하고 음경이 어느 정도 성숙해 수술하기 적당하다.

그러나 이보다 어린 나이일지라도 포피와 귀두의 유착이 너무 심하거나, 포피 끝이 너무 좁아 배뇨 시 문제가 있는 경우, 귀두포피염이 잦은 경우는 전신마취를 감내하고서라도 수술을 해줘야 한다.

어려서 포경수술을 안 한 성인 중에서도 근막층의 밴드와 같은 구조에 의해 포피가 감돈되어 귀두 하부의 동통성 부종을 일으키는 ‘감돈포경’의 경우에는 포경수술이 필수적이다. 또한 음경을 둘러싼 포피가 너무 꽉 조이고 있어 음경발육에 영향을 주거나 발기를 어렵게 해 성관계에 지장을 주는 ‘진성포경’의 경우에도 수술을 해 줘야 한다.

포경수술을 하면 장래의 배우자에게 좋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스페인 카탈란 종양연구소의 한 박사가 미국 의학전문지에 밝힌 바에 의하면 여성의 경우 포경수술을 한 남자와 섹스를 하는 것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자궁경부암에 걸릴 확률이 다섯 배나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경수술은 에이즈의 위험도 줄인다.
수술을 받은 남성이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에이즈 감염 여성과의 성행위를 통해 에이즈 바이러스(HIV)와 접촉할 위험이 70% 가량 낮게 나타났다.

이 밖에도 포경수술은 귀두 포피염이나 귀두 포피의 유착, 상행성 요로감염, 음경암 등을 예방해 준다.


포경수술, 정확하게 음경포피 환상절제술은 음경질환이 있는 일부 남성들에게 필수적인 수술이고, 문제가 없는 대부분의 남성들에게도 분명 실보다 득이 많은 수술이다.

/김정민 연세우노비뇨기과 원장(kim@wowu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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