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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개혁 드라이브 건다…이건희 회장 5개월만에 귀국“조직 비대·느슨”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2.05 14:20

수정 2014.11.07 00:11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5개월 만에 전격 귀국하면서 앞으로 그룹 경영현안을 직접 챙기고 느슨해진 조직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이회장은 지난 4일 김포공항 입국장에서 인텔과 마이크론 등 외국 기업들이 연합해 ‘삼성 타도’에 나서고 있는데다 환율·금리·유가불안 등 대내외적 경영환경 악화에 정면 대응하기 위해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회장은 우선 ‘5개월 공백’을 깨기 위해 무엇보다 해외에 ‘제2 삼성 건설’ 등 공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회장은 입국장에서 “그동안 국제 경쟁이 심해 1등 상품을 만드는 데만 신경쓰다 보니 삼성의 조직이 비대해져 느슨해진 것을 느끼지 못했다”며 “앞으로 기업인으로서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삼성은 투자, 고용, 수출을 더욱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삼성과 재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회장이 귀국 인삿말을 통해 삼성 조직의 ‘비대함’과 ‘느슨함’을 지적함에 따라 향후 삼성그룹의 조직 혁신과 공격경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해외에서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 등의 업무보고를 받고 ‘원격 경영’을 해온 이회장은 최근 급격히 악화되는 환율?국제유가 등 최악의 경영환경에 능동적 대처를 위해 직접 그룹 현안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회장은 무엇보다 세계 곳곳에 ‘현지 완결형 복합단지 체제’를 구축해 ‘제2의 삼성’ 건립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지 완결형 복합단지는 본사의 지원 없이 세계 현지에서 생산·영업 등 독립 경영을 할 수 있는 제2의 삼성시스템 구축을 의미한다.

이회장은 제2의 삼성 건설을 위해 중국, 동유럽, 중남미 등지에 복합생산단지와 판매법인을 신설하거나 확대해 현지 완결형 체제를 구축한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이회장은 ‘제2의 삼성’ 건설에 맞게 조직 혁신에 대한 준비를 꾸준히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차세대 핵심 동력사업을 발굴하는 등 그동안 미래 성장엔진 확보에 주력해온 반면, 저부가사업 등에 대해선 과감한 구조조정을 준비해왔다. 그러나 이회장이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면서 구조조정을 미뤄온 상태다.

한편, 청와대는 최근 삼성에 이회장의 입국을 지속적으로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년연설 이후에 양극화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 삼성의 역할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강조했고 삼성측에서도 어쨌든 이회장의 입국이 필요해 전격적으로 입국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이회장이 5개월간의 해외생활을 접고 전격 귀국하면서 그동안 떠돌던 ‘건강 악화설’ 등은 일축됐으며 검찰은 에버랜드 편법증여 등과 관련, 이회장을 당장 조사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사진설명=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지난 4일 5개월 만에 김포공항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회장은 앞으로 그룹 경영현안을 직접 챙기고 느슨해진 조직에 개혁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사진=김범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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