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남자’관객 1174만명 돌파…개봉 67일만에 ‘태극기 휘날리며’기록 추월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05 14:35

수정 2014.11.06 11:59



영화 ‘왕의 남자’가 개봉 67일만인 5일 오후 한국영화 흥행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지난 2004년 개봉해 전국관객 1174만명을 동원했던 ‘태극기 휘날리며’의 종전 최고기록을 2년여만에 넘어선 것이다.

‘왕의 남자’의 이 같은 기록 경신은 1000만 관객을 넘어섰던 지난 2월11일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신기록 경신을 위한 인위적 관객 동원 소문이 나돌기도 했던 다른 영화들과 달리 1000만명이 넘는 시점에서도 ‘왕의 남자’는 각종 인터넷 영화사이트에서 예매율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세가 여전했기 때문이다.

영화계는 한마음으로 ‘왕의 남자’의 최고기록 경신에 박수를 보내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흥행면에서 취약한 사극 장르였다는 점, 출연진이 빅스타는 아니었다는 점, 순제작비가 41억5000만원에 불과한 비교적 작은 규모의 영화였다는 점 등 수많은 약점을 이겨내고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이번 기록 경신은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다.


‘왕의 남자’에 대한 관객의 사랑도 남달랐다. ‘왕의 남자’는 영화를 두차례 이상 관람하는 골수팬을 양산해내는 등 이른바 ‘왕남폐인’ 신드롬을 만들어냈고, 정치인들도 이 영화를 관람하며 대중과 접근하려는 시도를 펼치기도 했다. 영화의 주소비층인 10∼20대 젊은 관객은 물론, 평소 영화를 보지않는 40∼50대 중·장년층을 극장으로 불러내는 등 남녀노소 누구나가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었다는 점도 성공 요인의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영화평론가 전찬일씨는 “지금까지 한국영화 흥행작은 인위적 마케팅을 통해 만들어냈다는 인상이 짙었던게 사실”이라면서 “그에 비하면 ‘왕의 남자’는 도리어 관객이 자발적·능동적으로 나서서 영화 흥행을 유도하는 매우 이례적인 형태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왕의 남자’의 미덕 중 하나는 연기자들의 하모니, 즉 조화였다”면서 “만약 스타 캐스팅이 이뤄졌고 상대적으로 스타에 집중된 영화가 나왔다면 관객의 공감대가 이처럼 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사진설명=감우성·이준기 등이 주연한 사극영화 '왕의 남자'가 개봉 67일 만인 5일 오후 종전 최고기록을 보유하고 있던 '태극기 휘날리며'를 따돌리고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올라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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