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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총리 3·1절 골프파문 사의 표명]여론 악화·여권 비판에 ‘백기’


이해찬 총리가 5일 ‘3·1절 골프파문’과 관련해 대국민사과와 함께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실상’ 사의를 표명하고 나선 것은 여론의 냉담한 반응과 선거를 앞둔 여권의 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이총리측은 ‘부적절한 3·1절 골프 회동’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직후 곤혹스러워 하면서도 “뭐 그리 잘못됐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파문 사흘만인 이날 이총리는 완전히 머리를 숙였다.

이총리는 “사려깊지 못한 처신”이었고 “대통령의 해외순방후 거취 문제를 결론짓겠다”고 몸을 낮췄다.

이에 대해 이총리가 ‘사과’에 무게를 뒀다는 해석과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는 분석이 나왔으나 무게는 후자에 있다는 풀이가 우세하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5일 “골프 친게 실정법 위반인 성추행 만큼 엄중한 사안인가”라고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우리의 관심은 수리여부”라고 말해 이총리가 사실상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음을 내비쳤다.

이총리의 이날 입장 표명은 이번 파문을 둘러싼 냉담한 여론과 지방선거를 앞둔 여권내부의 위기의식과 높은 비판수위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우선 ‘최연희 성추행 파문’으로 곤경에 빠진 한나라당이 이총리의 골프 파문을 기사회생의 수단으로 삼아 “이총리가 그만두지 않으면 그만둘 수밖에 없게 할 것”이라며 쟁점화 태세를 분명히 한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직자와 정치인이 자숙해야 한다”는 말로 이총리를 우회 비판했고, 여당내 상당수 의원들이 “한나라당이 (성추행) 자살골을 넣었는데 이총리 때문에 상황이 역전됐다”며 비판의 강도를 높여온 점도 충분히 고려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함께 골프를 친 사람들이 부당행위로 공정거래위 조사를 받는 중이거나 과거 주가조작 혐의로 실형을 산 기업인도 포함돼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총리의 골프는 ‘부적절한 정·경커넥션’ 논란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여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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