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車 배터리 가격 오른다…주원료 납 2년새 두배 급등

강두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05 14:35

수정 2014.11.06 11:59



주원료인 납가격 상승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배터리 생산 전문업체들이 최근 제품가격 인상을 통한 활로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델코, 현대에너셀(솔라이트), 아트라스BX 등 주요 배터리 생산 전문업체들은 지난달부터 자동차용과 농업용, 산업용 등 전 품목에 대한 가격 인상을 단행, 각 대리점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상폭은 15∼20% 정도.

이에 따라 소비자들이 찾는 카센터와 정비업소에서는 이달 중 인상가격이 적용될 전망이다.

배터리 가격 인상은 지난 2004년 4월 이후 2년 만에 취해진 것. 지난 2년간 납 가격은 2배 이상 폭등했지만 배터리 가격은 원가 반영이 안돼 업체들은 그동안 극심한 수익성 악화를 겪었다.

실제로 전세계적인 납 품귀현상이 빚어지면서 런던금속거래소(LME)의 납 거래가격은 지난 2004년 초 t당 750달러에서 지난해 말 1124달러까지 치솟았다. 급기야 지난달에는 월중 한때 사상최고치인 1400달러를 웃돌기도 했다.


이 때문에 배터리 제조원가에서 차지하는 납 가격 비중도 지난 2004년 40%대에서 현재는 60∼70%까지 급증한 상태다.

배터리전문업체 A사 관계자는 5일 “지금까지는 내부 구조조정과 생산성 제고 노력 등으로 납 가격 인상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자체적으로 흡수해 왔지만 이마저도 한계에 다다랐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가격 인상 외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한국전지공업협동조합 관계자는 “납 가격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 지난해 적자를 기록한 배터리 제조업체들도 상당수에 이를 것”이라며 “최근엔 값싼 중국산까지 유입돼 업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 전체 배터리시장 규모는 3000억원대 수준으로 수년째 답보상태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 인상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가계 부담을 가중시킬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현재 2000㏄급 차량용 70∼80암페어짜리 배터리를 시중 정비소에서 교환할 경우 7만5000∼8만원가량 비용이 드는데 공급가격이 15% 오르면 7000∼9000원의 추가 부담이 생긴다는 게 정비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배터리 가격 인상 공문을 전달받았다는 B자동차정비소 사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이란 건 이해하지만 가뜩이나 경기부진으로 단돈 몇천원에도 민감해 하는 손님들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무척 난감한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 dskang@fnnews.com 강두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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