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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구조본 개혁 왜 했나]‘관리의 삼성’탈피…계열사 자율경영 확대



삼성이 구조조정본부를 전략기획실로 개편한 것은 ‘2·7 반(反)삼성 대책’ 발표의 후속조치로 ‘변화하는 삼성’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또한 삼성은 ‘계열사 자율경영 강화’와 ‘미래 핵심역량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의 이번 개편은 ‘구조조정의 시대가 지나갔다’는 선언적 의미와 함께 경영환경의 변화 흐름에 올라탄다는 명분도 있다.

구조본은 지난 98년 4월 출범 이후 8년간 삼성의 구조조정을 성공시켜 세계 일류기업으로 올려놓는 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러나 이제는 강력한 중앙집권식 구조조정보다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자율·창의적 조직문화가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시대라고 삼성은 보고 있다. ‘헤드쿼터’는 필요하지만 ‘구조조정’의 성격보다는 ‘전략기획실’이라는 이름의 연성화된 조직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국민 사과’ 후속조치

삼성은 ‘2·7 발표’ 당시 법무실을 구조본에서 떼어내겠다는 약속과 함께 구조본 조직을 슬림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한달 뒤에 구조본을 개편하는 구체적인 ‘그림’을 보여줬다.

개편안은 구조본 인사팀 내 극소수가 작업을 해 이학수 부회장 등 고위층의 검토를 거쳐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구조본이 전략기획실로 축소 개편된 것만으로 반삼성 여론이 쉽게 희석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름이 바뀌고 조직이 작아진다고 해서 근본 성격이 달라지겠느냐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삼성이 ‘삼성식 경영의 상징’으로 인식돼온 구조본에 칼을 들이댄 것 자체로 ‘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삼성이 ‘결의’를 해 국민들에게 ‘카드’를 뽑은 이상 구조본 시절의 ‘부정적인 추억’ 대신 미래지향적인 삼성의 모습을 담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앙 집중체제’서 ‘분권 체제’로

삼성은 ‘관리의 삼성’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철저한 관리형 기업으로 성장해 왔다. 구조본은 그 중에서도 삼성식 관리시스템을 상징하는 조직이다. 이 구조본을 축소해 전략기획실로 바꾼 것은 삼성이 스스로 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담겨 있다.

삼성은 전략기획실로 재편하면서 구조본 인력을 대폭 줄이기로 했다. 5팀 1실이 3팀으로 축소됐다. 이렇게 인력이 줄면 일도 줄어든다. 그만큼 ‘통제’와 ‘관리’의 범위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이를 통해 삼성은 전략기획실의 역할과 기능이 점차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본이 계열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일일이 관여하고 피드백을 통해 사후관리까지 도맡는 방식으로는 글로벌 경쟁을 강화하기 어렵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중앙’의 관리가 약해지는 대신 계열사의 권한이 강화돼 기업의 체질을 한층 강화시키기 위해 이번 개편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실제로 체질개선의 효과가 나타나려면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초기에는 구조본 기능의 공백이 혼선을 불러올 수도 있다. 최고 의사결정 시스템을 종전과 비슷한 ‘위원회’ 방식으로 가져가고 전략기획실의 팀장들을 구조본 멤버 그대로 유임시킨 것도 혼란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 구조본 고위 관계자는 “삼성은 변화하려 노력하고 있고 실제로 변화할 것”이라면서 “이번에 조직개편을 한 것은 그룹 경영체제를 미래 환경변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도록 미래전략형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삼성전략기획위원회

□위원장 삼성전략기획실 이학수 부회장

□위원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김순택 삼성SDI 사장 ▲이수창 삼성화재 사장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김징완 삼성중공업 사장 ▲이상대 삼성물산 사장 ▲이종왕 삼성법무실 고문 ▲김인주 삼성전략기획실 사장

■삼성전략기획실

▲실장 이학수 ▲사장 겸 전략지원팀장 김인주 ▲기획홍보팀장(부사장) 이순동 ▲인사지원팀장(부사장) 노인식 ▲전략지원팀 경영지원담당(부사장) 최광해 ▲전략지원팀 경영진단담당(부사장) 최주현 ▲기획홍보팀 기획담당(부사장) 장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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