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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밋빛 공시’ 남발 투자자 울린다



투자자를 현혹하는 장밋빛 실적 예측 공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정보의 활성화 및 형평성을 위해 기업들이 실적 전망·예측 공시를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증시전문가들은 “전년 대비 실적 예상치가 지나치게 높다면 한번쯤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예상치라는 점을 감안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14일 코스닥시장본부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월2일∼3월13일 현재 올해의 매출액·영업손익등에 대한 전망 또는 예측 공정공시를 낸 건수는 115건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의 101건보다 13.86% 늘어난 수치다.

이달 들어서도 네패스·바이오스페이스·한양디지텍·능률교육·태광이엔씨·동양매직·신세계푸드시스템·메가스터디·아시아나항공·위다스 등이 예측공시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전망 또는 예측공시는 투자자 사이의 정보불균형을 해소해 궁극적으로 투자자를 보호하려는 목적이 크다. 하지만 실적을 과다하게 부풀려서 공시할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 몫으로 귀결되는 부작용도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엔터기술·크로바하이텍·주성엔지니어링 등 많은 기업이 예상실적을 하향조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당시 투자자들이 입은 정신적·물질적 피해는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애널리스트는 “실적 전망을 공시하는 것은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행위이지만 장밋빛 낙관전망만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면서 “이는 결코 주가나 주식시장에 득이 되지 않는다는 걸 기업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망 또는 예측공시에 대한 사후규제는 전무한 실정이다. 연초에 낸 예측공시를 추후 수정한다 해도 대부분의 경우 이에 대해 책임을 묻지 못한다. 예측·전망치 자체가 면책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불성실공시법인 지정도 공시 이후 불이행이나 이를 번복했을 때만 지정이 가능해서 사실상 예측 전망공시 내용의 변동이 크다고 해서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증시전문가들에 따르면 외국의 경우 기업들이 투자자에게 정확한 예측과 전망이 가능하도록 사실에 근접한 수치를 제공, 상호 윈윈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실적 전망치를 높게 제시해 투자자들이 혼동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양증권 김연우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당해 회계연도 실적 공시에 있어 수치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산업 업황이나 증권사의 리포트를 참고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도 “정보제공 차원에서 예측치를 전제로 공시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예측치라는 점을 감안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sykim@fnnews.com 김시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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