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취업 이렇게 뚫어라]“나의 경쟁력은 …패기·영어”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15 14:37

수정 2014.11.06 11:48



주요 대기업들이 올 하반기 내수 회복 기대 바람을 타고 상반기 채용규모를 크게 늘려 잡았다.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에 따르면 주요 10대 그룹의 올해 채용규모는 2만1100명으로 지난해(2만600명)보다 2.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 가운데 상반기에 전체 채용 규모 중 약 40%을 선발할 계획이다.

그러나 채용 시장 ‘파이’가 커진 대신 기업별 채용방식 기준 변화도 심해 입사 희망 기업에 대한 철저한 공략 포인트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주요 기업 채용 계획

올 상반기 3000명을 뽑는 삼성전자는 취업재수생에 대해 지원 제한을 두고 있다. 삼성은 채용대상을 올해 졸업자 또는 여름 졸업예정자로 정하기로 했다.
지난해 상반기(2400명)보다 채용규모를 늘린 삼성은 이같은 입사 규정을 통해 인재 독점의 폐해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LG그룹은 지난해(6200명)보다 4.8%(300명) 더 많은 6500명의 대졸 신규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 특히 상반기 채용 인원을 하반기보다 300명을 더 배정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금호타이어, 금호고속, 금호건설,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IDT, 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비화학, 금호생명, 금호렌터카, 한국복합물류 등 10개사 계열사에서 상반기 경력사원 공채를 진행한다.

지난해 1400여명을 뽑은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년수준으로 신규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동부그룹은 지난해(900명)보다 100명정도 더 많은 1000명의 대졸 신입사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상·하반기 채용규모는 각각 350명, 650명 등이다.

한화그룹은 상반기 300명, 하반기 500명 등 총 800명을 뽑을 예정이며, CJ 그룹은 올해 총 1000여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외국어·입사 요건 강화

외국어 능력에 대한 심사 요건이 갈수록 강화되는 추세다. 특히 삼성, LG, 현대차는 갈수록 핵심인재 확보를 위해 깐깐한 규정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은 특히 올 하반기 공채부터 ‘최소한의 영어 회화 능력’을 갖추지 못한 지원자는 다른 분야의 자격 요건에 상관없이 모두 불합격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상반기 공채 때는 이같은 방침이 적용되지 않는다.

더구나 올 5월부터 개편되는 ‘토익시험’ 때문에 상반기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들의 외국어 점수 확보에 비상등이 켜졌다. 토익 점수는 입사 초 취업 등락의 주요 기준일 뿐 아니라 입사 후 인사기준에도 적용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외국어 교육 전문기업 윈글리쉬닷컴에 따르면 자사가 운영하는 강좌 가운데 올 1,2월 토익 강좌 수강생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3,4월 토익 시험에 대비한 ‘단숨에 200점 올려 주는 실전 토익 1200제’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16배가 넘는 수강생이 신청했다.

이처럼 직장인들 사이에 토익 광풍이 불고 있는 것은 오는 5월부터 토익 시험의 대화내용이 길어지고 독해 문제가 증가하며 영국식 및 호주식 발음 추가 등으로 개편되면서 시험 내용이 기존보다 더욱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은 시험 개편 이후 기존 토익점수보다 약 100점 이상 낮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특히 이번 채용에서도 ‘취업 삼수(三修)’에 따른 부작용을 없애고 ‘인재 독점’이라는 비난의 소지를 막기 위해 지원 자격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2월 졸업자 또는 올 여름 졸업 예정자’로 한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삼수 이상 대상자에 대해 응시를 제한하는 것은 국내 인력 시장의 교란을 막기 위한 조치”라면서 “삼성 입사 시험철만 되면 직원들이 일을 안 한다는 국내 중소기업들의 불만도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수시로 진행해 온 신입·경력직 사원의 채용 방식을 7년 만에 정시채용으로 바꾼다. 매년 상·하반기 2회로 통합해 진행하고 경력 사원도 월 1회로 통합해 채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확정, 이달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지난해 유행한 ‘열린 채용’ 제도 역시 확산될 전망이다. 공기업과 금융기업을 중심으로 학력과 연령 제한을 철폐하고 취업 기회를 넓게 제공하는 것이다.
일부 업체는 어학 성적 제한을 없애 토익점수가 없어도 서류전형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 jjack3@fnnews.com 조창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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