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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시론]성장잠재력을 키우려면/장석인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실장



최근 우리 경제의 문제점에 대한 논의가 주로 양극화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사실 더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이 아니다. 양극화 문제보다 더 중요한 문제란 바로 성장 잠재력 약화의 문제다. 왜냐하면 양극화 해소 문제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다뤄야 한다는 것도 따지고 보면 양극화 문제를 그대로 둘 경우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칭찬했다던 국민경제자문회의 보고서에서도 경제 양극화는 “우리 경제의 공급 기반을 약화시켜 성장 잠재력을 근본적으로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성장잠재력 문제의 중요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 잠재력 약화와 관련해 제기되는 쟁점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두가지 문제로 요약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정말 약화되고 있는가에 대한 평가의 문제일 것이다. 두번째는 만약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이 약화되고 있거나 약화될 우려가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규명해야 할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 약화의 여부에 관한 논의부터 살펴보자. 학계 일각에서는 향후 10년간 연 평균 4∼5%로 추정되는 최근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 추정치가 지난 80년대 7%대, 90년대 6%대보다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성장에 따라 성장률이 저하되는 것은 모든 국가에서 경험되는 성장과정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이를 성장 잠재력의 추락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더 나아가 최근 3년간(2003∼2005년)의 실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소비와 투자의 부진으로 과거보다 낮아진 것은 사실이나 이것이 장기적인 침체의 초입인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는 외환위기를 전후한 경기와 투자의 장기적인 추세를 감안할 때 최근의 투자 부진을 반드시 비정상적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필자 역시 잠재 성장률의 추정치 하락에만 근거해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의 급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며 이에 근거해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이 급락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잠재 성장률 추정이라는 것이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데다가 잠재 성장률 추정에 사용되는 변수나 데이터는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수많은 요인 중 극히 일부만을 사용하거나 성장 잠재력을 결정하는 주요 변수나 여건에 대한 대단히 임의적인 가정을 전제로 추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투자율 추세를 근거로 80년대 ‘3저 호황’ 이후 외환위기 이전까지 투자가 장기적으로 과열 상태였던 것으로 보고 현재 우리 경제는 90년대 과잉 투자의 조정 과정에 있다는 주장에 대해 다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투자 부진이 기업투자 조정에 따른 일시 현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위기 이후 투자 조정기와 최근 2∼3년 전반적인 투자 부진이 초래했을 우리 산업의 실물자본 노후화와 생산성 저하, 새로운 경제시스템에 부합된 실물 자본축적 부진에 따른 우리경제의 성장 잠재력 약화 문제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되묻고 싶다.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 하락의 원인을 구명하는 논의에서도 일각에서는 투자 위축과 인구 고령화에 따른 신규 노동 공급력 정체 등 생산요소 투입 감소와 총요소 생산성 향상의 부진을 성장 잠재력 약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그러나 여기까지만 보면 아직도 성장 잠재력에 대한 논의가 기존의 잠재 성장률 추정의 분석 틀이라고 할 수 있는 총량 중심의 공급 측면이 강조되는 경제성장 원천 분석틀에 입각한 평가와 판단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향후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 약화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서는 공급 측면에 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수요 측면, 우리 경제의 구조전환 측면, 환율 문제 등을 종합으로 고려하는 더욱 더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최근 우리 경제는 그간의 요소 투입 또는 투자 주도에서 혁신 주도형으로 가는 전환기로 진입중이라고 평가되고 있는 만큼 새로운 경제발전 단계에 따른 새로운 성장 잠재력을 구비하는 차원에서의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기존 주력산업의 고부가가치화와 기능 고도화 능력 제고,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능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전략, 기존 주력산업의 업스트림 및 다운스트림 산업과의 연계와 상호 보완성이 강화되고 서비스-인프라-제품기기가 서로 긴밀히 연계되어 발전하는 산업발전의 복합성, 연계성 및 네트워크 효과에 주목하는 정책과제의 발굴이 시급하다고 할 것이다.

또한 인적자본, 정보기술(IT) 자본 등 전통적 실물자본과 노동투입 외의 다양한 무형자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과 무형자본 확충을 위한 전략과 제도 정비가 무엇보다도 긴요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내수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요의 규모와 수요패턴 변화의 생산유발 효과와 혁신압력 등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에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여겨지는 여러가지 측면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이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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