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17일 정기주총]KT&G 경영권 방어 ‘낙관’

박승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16 14:38

수정 2014.11.06 09:38



‘KT&G의 판정승.’

지난 2월 칼 아이칸측이 KT&G 지분확보를 공시하면서 불거진 KT&G 경영권 분쟁이 결전의 날을 맞았다.

증시전문가들은 KT&G측과 아이칸측이 각각 1명씩 일반 사외이사를 나눠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4일 주총결의 가처분신청이 기각됨에 따라 일단 방패의 승리를 예상하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KT&G측은 16일 “양측 법률대리인이 공정한 주주총회 진행을 위해 이날 사전 미팅을 가졌다”며 “투표절차의 공정성을 위해 양측이 함께 감표작업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각각 1명씩 나눠가질듯

5명의 사외이사 후보 중 2명을 집중투표제로 선임하는 안건이 이번 주총의 하이라이트다. 곽영균 KT&G 사장이 밝힌 우호지분 확보 등을 감안하면 KT&G와 아이칸측이 추천한 후보 가운데 1명씩이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KT&G 관계자는 “현재 KT&G와 아이칸측의 우호지분은 곽사장이 밝혔던 40%와 35%에서 변함이 없다”며 “각각 사외이사 1명씩을 선임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M&A 전문가들은 아이칸측의 우호지분이 35%에도 못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아이칸측 후보 1명이 이사로 선임되는 선에서 끝날 가능성이 높다”며 “KT&G 인수합병(M&A) 화두의 연속성을 위해서는 아이칸측의 주식공개매수 신청서 제출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집중투표에서는 KT&G와 아이칸측이 전략적 추천후보로 누구를 내세우느냐도 관전 포인트다.

5% 안팎의 우호지분 차이를 감안하면 한사람을 전략적으로 밀어줘야 승산이 있기 때문이다.

부동표로 파악되고 있는 25% 의결권의 쏠림현상이 나타날 경우 의외의 결과가 예상된다. 그렇지만 각각 1명씩 선임하는 선에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KT&G의 사외이사 후보는 안용찬 애경 대표이사, 김병균 대한투자증권 상임고문 등 2명이다. 아이칸측은 워렌 G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 하워드 M 로버 벡터그룹 대표, 스티븐 울로스키 변호사 등 3명을 추천했다.

■아이칸측 향후 행보 주목

사외이사를 각각 한명씩 나눠갖는 선에서 이번 주총이 마무리되겠지만 향후 아이칸측의 행보가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아이칸측 행보에 대해선 여러가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이칸 연합이 KT&G 경영압박을 멈추고 철수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칸파트너스, 스틸파트너스, 플랭클린뮤추얼, 템플턴자산운용 등 아이칸 연대세력이 동요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투자자본의 성격이 달라 연합세력이 장기전으로 끌고 가기는 힘들다는 것.

전문가들은 대부분 아이칸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단기차익’으로 보고 있다. 이미 30% 안팎의 수익률을 기록중이어서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아이칸측이 최근 KT&G의 자사주 매각추진에 대해 비난한 것은 KT&G가 자신들의 보유지분을 적당한 가격에 사달라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해석이다. KT&G가 아이칸측 지분을 인수할 경우 아이칸은 국내법 위반 없이 손쉽게 KT&G를 떠날 수 있다는 것.

■곽사장 임기 때까지 경영권 압박?

그러나 바로 치고 빠지는 형태보다는 또다른 경영권 압박 수단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 아직 우세하다. 아이칸측이 조용히 빠져나갈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의미다. 아이칸측이 사외이사 1석을 차지하게 되면 장기전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

특히 오는 2007년 3월 곽영균 KT&G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그때까지 경영권을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법무법인 다인의 박성하 변호사는 “아이칸측이 이번 주총에서 패하더라도 그냥 물러서진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주주가치 제고 등 다양한 주장과 함께 추가 지분 확보 노력을 통해 경영권 장악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07년 3월 주총 시점은 곽영균 KT&G 사장의 임기가 끝나는 만큼 그때까지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아이칸측이 사외이사 1석을 차지하게 되면 KT&G의 내부정보를 파악하는 등 사안마다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주가상승을 위해 경영권 압박을 진행하고 사외이사 등의 임기 만료 때마다 간섭하는 형태도 예상되고 있다.

박연구원은 “아이칸측이 경영권 공격을 끌고갈 가능성이 높지만 언론 플레이 외에 특별한 공격수단이 없어 보인다”며 “KT&G 주가는 당분간 빠질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5만원 아래에선 매수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KT&G 주가는 5일 만에 반등에 성공해 이날 5만5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 sdpark@fnnews.com 박승덕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