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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산업 위기 속 상반된 두 집회,“노조가 변해야 사는데”…막무가내 시위는 여전



시민단체가 현대차 노조에 회사측의 임금동결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17일 현대차의 작은집이라고 할 수 있는 기아차에서는 노조가 주총회장 진입을 시도했다. 시민단체까지 나서 노조의 변신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에도 노조의 구태는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자동차산업이 위기를 맞고 있고 또 국내 노동운동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는 점에서 같은 날 발생한 이번 사태는 우리 자동차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차>

17일 오후 2시 울산 북구 양정동 현대차 울산공장 정문 앞.

‘선진화정책운동’(공동대표 서경석 목사) 소속 회원, 목사 등 250여명이 집회를 갖고 현대차 노조에 대해 앞으로 수년간 임금을 동결할 것을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연합회 창립멤버로 대표적 진보지식인인 서목사는 실사구시에 기초한 새로운 운동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진 나라를 구하고 민족의 희망을 새롭게 창출하자는 기치 아래 지난해 9월 선진화정책운동을 발족했다.

서목사 등은 집회에서 “국민기업인 현대차가 환율 하락, 유가 상승, 원자재 상승 등 불확실한 경영환경으로 과장급 이상 간부가 임금동결을 선언하는 등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나섰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노조는 고통분담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현대차 노조는 현재의 경영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고통분담에 동참해야 한다”며 “노조는 코앞의 이기주의가 아닌 멀리 바라보는 이기주의를 추구하되 몇년간 임금을 동결하고 연말에 여유가 생기면 그때 성과급을 받는 등 생산성 향상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현대차의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열쇠를 노조가 쥐고 있기 때문에 노동자를 향해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며 “노조의 방향전환 없이는 회사도, 나라도, 국민도 살 수 없고 여러분 자신도 살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 노조는 일체의 대응을 하지 않았다.

다만 금속노조 울산지부는 집회시작 2시간 전 같은 장소에서 ‘선진화정책운동’의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회견을 갖고 “현대차 협력업체와 비정규직의 고통을 헤아린다면 현대?기아차 경영진에 대해 먼저 고통분담을 촉구하고 규탄투쟁에 합류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울산지부도 ‘서경석과 보수진영 허구논리’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 서경석 목사와 보수진영은 현대자동차의 족벌세습 문어발 경영의 위기부터 규탄하라고 반발했다.

<기아차>

17일 오전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기아차 본사 앞.

제62회 기아차 정기주총을 앞두고 이 회사 노조원 30여명이 본사 앞에서 민주노동자 개혁투쟁위 명의의 ‘등기이사 보수인상 반대’ 플래카드를 들고 주총이 열린 1시간 동안 집회를 가졌다.

노조원들은 ‘등기이사 보수인상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주총회장 진입을 가로막는 직원들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회사측이 대형버스를 이용, 본사 진입을 막자 버스를 넘어 주총장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기아차 경영진은 이날 6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등기이사 보수한도를 올렸으나 실제 올해 보수는 동결을 선언했다.

기아차 노조는 지난해에도 주총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노조의 주총장 앞 시위가 관행화됐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한 주주는 주총장에서 “노사는 1년 내내 만날 수 있는 사이인데도 회사와 주주가 1년에 한번씩 만나는 주주총회에까지 와서 노사대결을 벌이는 이유가 뭐냐”며 “이런 자리까지 와서 노사간 투쟁을 해야 되겠느냐”고 일침했다.

현대차 관계자도 “노조의 주총장 앞 시위는 몇년 전부터 계속돼왔다”며 “임단협을 앞두고 노조내 서로 다른 계파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먼저 낸 뒤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총장에서는 사내이사로 선임된 조남홍 사장에 대해 일부 주주가 “노사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반대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표결까지 가지 않고 처리됐다.

기아차는 이날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기아차는 또 조남홍 사장과 김치웅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신건수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신규 선임하고 조동성 서울대 교수, 김종창 회계사, 정종암 연세대 명예교수, 최열 환경재단 대표를 사외이사로 재선임했다.

/ njsub@fnnews.com 노종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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