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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유럽 하반기 세계경제 이끈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1 14:38

수정 2014.11.06 09:17



세계 경제 성장에 일본과 유럽이라는 새 성장엔진이 시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지가 21일 보도했다.

저널은 상당수 이코노미스트들이 올 하반기 미국 경제 둔화를 예상하는 가운데 지난 3년간 경기회복세를 보인 세계 2위 경제국 일본은 물론이고 그동안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독일을 비롯한 유럽 경제도 회복 기지개를 켜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은행이 통화완화정책을 끝내고 긴축정책으로 선회하는 것이나 유럽중앙은행(ECB)이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금리를 올리는 것이 역설적으로 세계 2, 3위 경제권 경기가 살아나고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저널은 지적했다.

미국 경제라는 세계의 경제성장 엔진이 올 하반기부터 신통찮게 움직인다 하더라도 일본과 유럽이라는 새 성장엔진을 통해 세계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저널의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올 1·4분기 미국 성장률이 4.6%를 달성할 것으로 추산되지만 4·4분기에는 이같은 높은 성장세를 멈추고 2.9%로 뚝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인들은 전세계 산출량의 약 5분의 1을 소비하기 때문에 미국 경기 둔화는 세계 각국의 수출 둔화와 연쇄 경기둔화로 이어질 수 있지만 이제 일본과 유럽이라는 새 성장엔진을 단 세계 경제는 그만큼 고민이 줄게 됐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국 경기가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하반기 이후에도 성장세를 이어간다면 미국이 더 많은 물건이나 서비스를 수출하게 돼 국제경제 불균형이 그만큼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져 금상첨화가 될 수 있다는 게 저널의 분석이다.

특히 최근 일본 경기는 마침내 내수가 뚜렷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고 유럽도 일본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을 비롯한 각국의 소비가 살아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고용부진이 소비 발목을 잡고 있는 독일의 경우 최근 독일 최대 민간경제연구소인 Ifo 설문조사에서 기업들이 고용을 크게 늘릴 것으로 나타나 고용과 소비가 개선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독일 기업들은 올 1·4분기에는 고용을 4% 줄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2·4분기에는 5%까지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부동산 경기가 꺾이지 않고 있는 프랑스와 스페인 소비자들은 일찌감치 씀씀이를 늘리고 있고 독일도 곧 이 대열에 동참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저널은 “유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국계 다국적 기업들은 유럽내 매출 증가 신호를 감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유럽과 함께 신흥시장, 특히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 이른바 브릭스 4개국의 소비도 기대해볼 만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해 브릭스는 전세계 수요 증가분의 약 30%를 차지해 지난 2000년에 비해 비중이 배가 넘게 증가했다. 소비자, 기업, 정부 지출이 모두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신흥시장이 세계의 공장으로서 뿐만 아니라 소비시장으로서도 제 역할을 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저널은 분석했다.


현재 연율기준 12%의 소비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소비자들은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저축하는 국민들로 무한한 소비 잠재력을 갖추고 있고 인도 역시 저금리·증시활황·젊은 도시인구 급증 등으로 소비여력이 높은 상태여서 미국의 빈 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저널은 전망했다.

/ dympna@fnnews.com 송경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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