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헬스 레저

[이윤정의 패션 엿보기-흰옷]순결·우아한 이미지…‘미니멀리즘’ 타고 올봄 유행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2 14:39

수정 2014.11.06 09:12



올봄은 흰색이 인기를 끌 전망이다. 그동안의 화려한 색상에 대한 반감이 작용한 것이다. 질감이나 촉감은 다른 흰색계열끼리 매치하거나 상의, 하의를 모두 흰색으로 입는 ‘올 화이트’의 인기도 예상된다. 또한 올해의 트렌드인 미니멀리즘(단순미를 강조하는 경향)은 흰색을 더욱 유행색상으로 만든다. 미니멀리즘을 표현하기에 가장 적합한 색상으로 검정 또는 흰색을 꼽는다.

흰색은 모든색 중 가장 완벽한 색이며, 명도가 가장 높아 밝게 인식되는 가벼운 느낌의 색이다.
흰색의 대표적 이미지는 청결, 순결, 신성, 모던, 우아함이. 세련되고 심플한 느낌을 줘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색상이다.

흰색의 청결, 순결의 이미지는 위생이 요구되는 물건, 속옷, 신체와 접촉되는 직물이나 신부의 웨딩드레스에 사용된다. 또 흰색은 빛을 연상하기 때문에 신성한 색이라는 상징성을 갖게 되고, 범접하기 어려운 색으로 종교적 신앙심을 나타내곤 한다.

서양인들은 고대부터 흰색은 하늘에서 온 신성한 것이고, 흰색을 몸에 지니면 하늘의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했다.그리스인들도 흰색을 빛의 색, 신의 색이라 생각했고 평화, 순결, 청결을 등을 상징했다. 기독교에서 흰색은 영광과 신성, 천국, 환희를 나타냈다. 한편 공포에 질리거나 피를 흘리게 되면 사람의 피부색은 흰색에 가까운 색이 되어 부정정인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다.

동양에서 흰색은 오행사상에서 쇠(金)에 해당하며, 서쪽, 가을을 나타낸다. 흰색은 선비의 기품과 지조를, 순결, 청렴, 신성, 공허, 죽음을 상징했다. 신화적으로도 흰색은 출산과 상서로운 징조를 표상하고 있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상복으로 흰색을 입으므로 죽음을 연상시키는 불길 또는 슬픔의 색이다. 그러나 육당 최남선은 흰색 상복은 불길하다기 보다는 오히려 사후에 더 희망을 갖자는 색상으로써 길조의 색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백의민족’이라고 불릴 만큼 흰색을 좋아했다. 흰색에 대한 애착은 우리민족이 자연과의 친화와 화합의 세계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것이다. 즉 평화롭고 사욕에 물들지 않는 순결한 마음을 나타내고 동시에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기질에서 나왔다. 궁중에서도 백일된 왕자의 의복으로 백의가 입혀졌는데, 이는 신생아를 청결시하는 관습과 백발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를 갖고 있다.

매시즌 마다 유행색이 있고 그 시대 특징에 따라 색상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특히 1930년대 초에는 이상적인 색으로 흰색이 수용됐고, 스포츠의 유행으로 흰색 이미지는 깨끗한, 활동적인 의미를 지녔다. 1960년대는 옵아트, 팝아트, 미니멀리즘의 유행과 우주시대의 개막으로 인해 흰색은 미래적인 의미로 사용됐다. 1970년대는 허무주의가 팽배해지면서 공허한, 미래적 의미가 있었다.

흰색은 모든 색과 잘 어울리는 색상이다.
특히 남성의 경우 흰색 셔츠는 모든 타이와 수트에 잘 어울려 코디하기에도 무난하고 흰색셔츠를 착용할 때 지적, 성공적, 영향력 있는 인물로 보여 질 수 있다. 특히 흰색 타이를 흰색 셔츠와 같이 매면 올 시즌의 유행인 미니멀리즘의 완성이다.
흰색은 평범한 느낌을 줄 수 있지만, 깨끗하고 정제된 차림으로 심플함과 세련미, 그리고 이상의 세계, 격조 있는 느낌을 표현해 많은 사람이 선호하는 색이다.

/이윤정 경인교육대 교수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