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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에너지 자원 현장을 찾아-한국전력]글로벌 ‘한전의 불빛’ 퍼진다

박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3 14:39

수정 2014.11.06 09:04



에너지 공기업인 한국전력이 글로벌 에너지 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한계에 도달한 국내시장에서 벗어나 필리핀 외딴 섬에서 광활한 중국,아프리카 오지에 이르기까지 전력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한전은 우선 동남아의 필리핀에 진출해 민간 발전사업자로 성공을 거두고 있고,앞으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 신흥 전력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해외 진출은 새로운 시장 확보차원

한전이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것은 국내 전력시장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다.한전 관계자는 “현재 우리나라의 전력수요 증가율은 5∼6% 정도로 이 추세가 지속되면 2015년에는 2∼3%대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신성장동력으로 해외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고유가로 각국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발전 원가에서 연료비가 60%를 차지하는 만큼 발전연료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해외 석탄광산이나 유전개발을 통해 발전 연료를 더욱 더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교토의정서 발효로 청정개발체제(CDM)가 출범함으로써 한전은 저개발 국가의 노후된 발전소 성능을 개선하는 ‘브라운필드사업’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사업에 진출해 절감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우리나라의 의무부담 이행에 크레딧(탄소 신용)으로 인정받는 부가수익도 얻을수도 있다.

■필리핀에서는 이미 성공 거둬

이길구 필리핀 법인 사장은 “필리핀 정부가 90년대초 최악의 전력부족 사태를 겪은후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전력부족을 해결하려고 나섰다”면서 “한전은 95년 650㎿의 말라야 발전소 인수를 시작으로 2002년에 1200㎿의 일리한 발전소를 자체 건설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한전은 현재 필리핀에서 미국의 미란트(Mirant)에 이어 제2의 민간 발전사업자로서 성공했다.필리핀 전력의 12%를 담당하고 있을 정도다.순이익 규모로 필리핀 10대 기업에 들 정도로 급성장했다.

한전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09년까지 필리핀에 총 2850㎿의 발전설비를 갖출 계획이다.이를 위해 한전은 지난 연말 세부에 200㎿의 석탁화력발전소 착공식을 갖고 200㎿급의 나가(Naga)발전소에 대한 지분 인수계약도 체결했다. 또 600㎿의 일리한발전소 증설사업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세부 발전소 착공식에서 한준호 한전 사장은 “세부발전소는 필리핀에서 3번째 발전사업으로 필리핀 정부가 적극 요청해 이뤄졌으며, 한전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중동에도 진출

한전은 필리핀에서 거둔 성공을 바탕으로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등 신흥 전력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한 사장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아프리카 순방에 동행해 나이지리아, 이집트, 알제리 등에서 아프리카 대륙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보했다.

아프리카 순방을 마치고 돌아온 한 사장은 23일 “나이지리아 에서 2250㎿ 가스발전소 및 1200㎞ 가스관로 건설운영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는 에너지 산업 동반진출 이라는 한국형 해외자원개발 모델의 첫번째 성공사례라는 점에서 대단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전은 2250㎿의 발전소와 가스관로 1200㎞ 건설이 이뤄지면 오는 2010년께 나이지리아 전체 전력공급의 20%를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여기에 필요한 33억달러 규모의 각종 발전기자재, 가스관, 건설중장비 등 플랜트 수출 효과도 예상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시장도 노려

한전은 해마다 10% 이상의 전력수요가 발생하는 중국도 공략하고 있다.오는 8월 하남성 무척에 10만㎾의 발전소를 착공하고, 하남성 구리산에도 120만㎾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또 깐수성 위먼에서는 풍력사업(4만9000㎾급)을 펼치고 있다.


오일 머니가 넘쳐나는 중동에도 진출하고 있다.한전 관계자는 “중동지역은 매년 발전소 설비가 8% 이상 증가할 정도로 시장이 급성장 하고 있다”면서 “지난 연말에 레바논 전력청이 발주한 87만㎾급 발전소 운영정비사업 국제입찰에 참가해 낙찰자로 선정돼 지난 2월에 인수 작업을 마치고 운영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향후 레바논을 거점으로 중동 발전시장에서도 사업영역을 계속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한전은 앞으로 베트남 시장에서 원전도입 용역사업 수주에서 출발해 향후 원전건설 주계약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하고, 장기적으로 베트남 사업 수주를 기반으로 동남아, 중국시장 등 세계원전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세부(필리핀)= hjkim@fnnews.com 김홍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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