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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Way 배우자”열풍…日 도요타·소니서도 앞다퉈 벤치마킹

박찬흥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3.26 14:39

수정 2014.11.06 08:52



삼성그룹이 ‘2·7 반(反)삼성 종합대책’을 발표하는 등 위기에 몰려있지만 국내외 기업들의 ‘삼성 방식(WAY)’을 벤치마킹하려는 열기는 오히려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해외기업들은 반기업정서·분배 논리 등 ‘한국적 정서’로 ‘안티 삼성’ 여론이 형성된 것과 무관하게 삼성의 ‘시스템경영?삼각편대 경영(회장-기획실-계열사)’ 등을 배우려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일본 언론에서 중국 하이얼 출신을 최고경영자(CEO)에 앉힌 산요전기, ‘기술의 소니’에서 ‘소프트의 소니’로 방향을 돌린 소니를 ‘경영자로 인한 인재(人災)’ 사례로 지목한 반면, ‘삼성은 CEO로 인해 30년이 앞서간 사례’로 지목하며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았다.

이러한 영향으로 도요타, 마쓰시타, 소니 등의 삼성 Way 벤치마킹 열기는 ‘한국 사정’과는 무관하게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삼성 위기 불구, ‘삼성 Way’ 배우기 후끈

일본 도요타, 소니 등은 한국에서 ‘안티 삼성’ 여론으로 수세에 몰리고 있는 삼성을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이 업체들은 ‘한국의 특수성’ 때문에 위기에 몰리고 있지만 150억달러의 브랜드가치를 지닌 삼성의 폭발적 위력을 높이 평가하고 삼성 Way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도요타 등은 ‘연공서열 체제’가 약한 삼성식 경영을 가장 먼저 벤치마킹하고 있다. 일본기업의 경우 회장-명예회장-상담역으로 이어지는 연공서열 문화로 의사소통 단절 등 부작용이 크기 때문에 삼성 경영을 배우려하고 있다.

또한 일본 경영 컨설턴트 기타오카 도시아키와 디베이트 대학은 일본의 종신고용 문제점을 우려하면서 삼성 무노조경영의 벤치마킹을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식 경영을 배우려는 움직임은 국내 기업도 마찬가지다. 김승연 한화 회장, 김준기 동부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등은 삼성의 시스템경영, 전략경영, 보상경영 등을 배우기위해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김준기 동부 회장은 이명환 삼성SDS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 시스템경영 구축에 나선 후 서서히 성과를 올리고 있다. 김준기 회장은 “목표관리와 경영평가에 대해선 삼성 못지않은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강조했다. 또 이웅열 회장도 전략기획실 기능을 강화해 회장과 계열사를 연결시키는 삼성의 ‘삼각편대 경영(회장-기획실-계열사)’을 코오롱 경영에 도입하고 있다.

■‘시스템-전략-보상경영’ 벤치마킹하자

국내외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는 삼성 Way의 실체는 크게 시스템경영·전략경영·보상경영으로 분류된다.

이건희 회장은 매주 수요일 열리는 사장단 회의나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9인 위원회’에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삼성그룹은 잘 돌아간다. 이런 배경엔 ‘시스템 경영’이 자리하고 있다. 삼성은 경영혁신, 인력관리, 성과관리, 감사업무 등이 모두 시스템으로 구축돼 있기 때문에 한두명의 경영자가 기업운영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또 삼성에는 전략 경영이 있다. 삼성은 외부환경이 급변하면 시나리오경영을 들고 나온다. ‘질경영’이나 ‘신경영’ 모두가 전략경영의 일환이다.

이밖에 삼성은 보상경영을 중시한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중소기업 사장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확실한 보상이 뒤따른다는 얘기다.


재계 관계자는 “비록 삼성이 최대위기를 맞았다고 하지만 국내외 기업들의 삼성 벤치마킹은 계속되고 있다”며 “인텔과 도요타도 놀라고 있는 삼성을 배우려는 열기는 국내사정과는 달리 식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 pch7850@fnnews.com 박찬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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