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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노동계 ‘춘투’법과 원칙 지켜야



평화로운 노사 관계 정착을 바라는 순진한 기대는 올해도 접어야 할 것 같다. 벌써부터 춘투(春鬪)가 심상찮은 방향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27일 운송료 인상과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선언했다. 앞으로 1주일 간 협상에 나서기로 했으나 진전이 없으면 오는 4월3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 전국 1만5000여대 차량이 일제히 멈춰서면 부산항 마비 등 전국적인 물류 대란은 불을 보듯 뻔하다.

서울 마을버스 노조는 오는 4월6일부터 파업한다. 3일부터는 교통카드 승차를 거부하고 현금만 받기로 해 시민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달초 불법 파업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았던 철도공사 노조 역시 사측이 비정규직 철폐 등 단체협상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재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를 저지하기 위해 4월3∼14일 총파업을 경고해 놓고 있다. 내년부터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지급을 금지하는 것 역시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경총이 2.6%,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9.1∼9.6%로 제시한 임금 인상률 가이드라인도 격차가 너무 크다. 한마디로 올해 노사관계는 첩첩산중이다.

습관처럼 굳어버린 파업 고질병을 고치려면 법과 원칙을 준수하는 정공법으로 대처하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철도 파업 때 시민들이 기꺼이 불편을 감수하며 노사 양측에 준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올해는 5·31 지방선거, 내년에는 대선를 앞두고 있어 정치권을 중심으로 표심에 따라 법과 원칙을 훼손하려는 시도가 노골적으로 나타날 우려가 크다.
다행히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철도파업 때 섣부른 정부 개입을 자제하며 당사자 해결 원칙을 관철하는 현명한 모습을 보였다. 향후 파업에서도 같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 파업을 해도 추가로 얻을 게 없다는 인식이 뿌리내려야 협상 테이블에서 노사간에 진지한 대화가 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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