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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일본의 ‘고령자 모시기’ 부럽다



일본은 만 60세 정년퇴직 후에도 일거리를 보장하는 ‘고령자 고용 안정법’을 오는 4월1일부터 시행한다. ‘사오정(45세 정년)’이니 ‘삼팔선(38세 퇴출)’이니 하는 우리의 현실과 비교해 보면 부럽기까지 하다. 일본 정부가 이런 조치를 과감하게 취할 수 있는 것은 기업들이 고령자의 경험과 연륜 등을 높이 사고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가 진전되면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와 고령 노동자의 생산성 하락이라는 두 가지 이유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고령자를 재고용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저임금으로 축적된 기술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 입장에서 총임금 지급액은 줄고 생산성은 높아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 재고용을 통한 사회복지적 기여도도 높아져 사회적 안정망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고령화 문제를 우리보다 먼저 겪고 있는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에선 정규직 고령자를 촉탁직이나 계약직으로 전환한 뒤 시간제로 일하게 하는 ‘가교 고용(Bridge Employment)’제를 운영하고 있다. 네덜란드 등에서는 직원을 채용할 때 연령제한 기준을 철폐하고 고령자 재교육 경비에 세제 혜택을 준다. 오스트리아는 50세 이상 근로자를 해고하면 해당 기업에 불이익을 주고있다. 일본에서는 고용계약은 유지하되 하청·유관업체로 자리를 옮겨 저임금으로 일하게 하는 ‘출향(出鄕)’ 제도가 있다. 우리도 55세 이상 고령자를 사실상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하는 ‘고령자 고용촉진법’ 등이 있긴 하지만 사업장의 반응은 아직 군색한 실정이다.


고령자 문제에 집중하다보면 청년층의 취업 기회를 제한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기도 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으나 정부는 일본의 고령화 대책을 벤치마킹해서라도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다. 또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기업 관행의 일대 변혁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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