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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규제론 안 된다’는 한은총재의 인식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사를 통해 ‘중앙은행은 불확실성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며 정책의 적시성(適時性)을 강조했다. 이는 중앙은행으로서의 한국은행이 추구해 오고 있는 독립성 확보와 직결된 문제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가 금융제도의 중심인 동시에 통화 공급과 통화 조절을 통한 금융정책을 실행하는 중앙은행의 정책의 적시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그러나 때때로 정치권의 영향을 벗어나지 못해 금리정책 등에서 실기(失機)를 하는 경우가 없지 않았음이 우리의 현실이다. 물론 재정의 요구를 금융정책으로 받아들임에 있어 정부와의 대립 갈등은 없을 수 없으나 이를 얼마나 이성적으로 조화 수용하느냐에 따라 금융정책의 중립성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그런 의미에서 새 한은 총재의 ‘규제와 보호를 근간으로 하는 경제운용이나 기업경영 방식은 더 이상 통용될 수 없다’는 발언은 일종의 경고로 봐야 한다. 물론 이성태 총재가 지적한 ‘규제와 보호’는 보편적인 개념일 뿐 특정 정책이나 사안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강력하게 기능하고 있는 각종 규제에 집착하고 있는 정부와는 달리 적어도 중앙은행 총재가 현재 우리 경제의 현실을 ‘규제와 보호’로 보고 있다는 점과 경제운용 시스템 전반에 걸쳐 시장기능을 한층 강화해 민간의 창의적 혁신 노력을 이끌어 내겠다는 것을 강조한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지속적 금리 인상에의 대응을 비롯해 한국은행은 결코 쉽지 않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러한 과제를 효율적으로 추진하려면 무엇보다도 통화를 비롯한 금융정책의 중립성 확보가 절대적으로 필요함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 과연 신임 총재가 취임사에서 밝힌 것처럼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며 민간의 창의적 혁신 노력을 이끌어 낼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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