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꽃·나무·나비 화폭의 봄 갤러리 부른다

박현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04 14:40

수정 2014.11.06 08:18



화랑가에 봄빛이 찬란하다. 전시장마다 경쾌한 색상이 넘쳐나고 나비·꽃그림이 화사하게 피어 관람객들을 더욱 들뜨게 한다.

5일부터 인사동 갤러리 아트사이드 전관에서 17일까지 열리는 하태임의 개인전은 노랑 초록 빨강 등 강렬한 색채와 감각적 화면구성이 돋보인다. 15㎝이상의 백붓으로 5∼6번씩 덧칠하고 지우기를 반복해서 나타나는 다양한 패턴의 작품들은 교차되고 얽혀있는데도 더욱 선명하다. 하씨는 이번 작품에 대해 “사람과 사람, 사람이 자연이나 사물과 같은 모든 대상과 접하게 되는 첫번째 과정은 소통이며 이 과정을 통과한다면 바로 인식과 교감의 문이 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이번 개인전의 타이틀은 ‘통로, 문, 인상’이다.
또 가로 6m, 세로 4m의 윈도우 갤러리에는 태평양 ‘헤라’의 지원아래 색조 화장품을 이용해서 만든 설치작품도 선보인다. 하씨의 인상이 낯설지 않다. 최근 공중파에서 방영되고 있는 국민은행 CF모델이다.

인사동 선화랑에서는 은은하고 차분한 파스텔톤의 꽃그림이 행복감을 전해준다. 서양화가 장지원의 8번째 개인전이다. 꽃 나무, 구름 등의 이미지가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교회, 새·달·새장·시계 등 아주 작은 형태의 일상적 사물들이 잔잔한 재미를 준다. 물감의 중첩과 판지로 붙여 만든 새·꽃·나무 등은 밝은색조와 어울려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이다.

장씨는 “입체적으로 보이는 작품은 우드락과 한지를 이용해 일일이 붙여 만들었다”며 “행복하고 화사해 보이는 작품이지만 과정은 많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장씨의 손은 거칠었다. 조각가 권진규의 명작 ‘지원의 얼굴’의 영원한 소녀 실제모델이기도 했던 장씨는 환갑을 앞두고 있는데도 아직도 부끄럼많은 소녀같다. 극사실, 구상미술의 국내 대표작가 구자승화백의 부인이다. 7일부터 23일까지.

이밖에도 프랑스에서 오래 활동한 진달래 꽃 작가 김정수의 작품이 종로구 화동 갤러리 ANN에서 6일부터 27일까지 열린다. 공중에 흩날리는 진달래꽃에 애틋한 추억이 담겨 있다. 중견화가 곽석손(군산대 교수)도 꽃밭위에 나비를 부각시킨 작품을 인사동 갤러리 라메르에서 10일까지 전시한다.

꽃 사진전도 있다.
꽃잎의 숨결을 살려낸 론 반돈겐의 사진전이 7일부터 23일까지 청담동 와이트월 갤러리에서 열린다. 잎이나 줄기는 거의 보이지 않고 꽃송이만으로 채워진 투명하고 극명하게 보이는 화면이 아름답다.
론 반돈겐은 베네수엘라 출신으로 꽃의 나라 네덜란드에서 어린시절을 보내고 생물학을 전공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 hyun@fnnews.com 박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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