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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빅2 CEO,위기 대처 리더십 ‘판이’



전자분야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1·4분기 실적 악화에 따라 업계에서 ‘4월 위기설’이 제기되자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위기경영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윤종용 부회장과 LG전자 김쌍수 부회장이 ‘목적지는 같되 가는 길이 다른 리더십’을 동시에 드러낸 것은 지난 3일 전 직원을 상대로 설파한 월례 메시지에서다.

두 CEO의 메시지는 지난 1·4분기 실적 악화와 환률 하락 등의 잇단 경영상 악재에 대한 질책과 함께 4월 이후 위기상황에 대한 대책 강구를 채근하는 등 ‘속뜻’에서 일치했다. 하지만 ‘겉모양’인 표현방식과 대안 제시는 서로 달랐다.

7박8일간 중국 출장중인 윤종용 부회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한 4월 첫 CEO 메시지에서 이완된 조직분위기 쇄신을 위해 ‘긴장 경영’을 강조했다.

윤부회장은 “지난 1·4분기에 실적이 환률 하락과 비수기 등으로 인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바짝 긴장해야 한다”며 “방만하게 사업을 하면 순식간에 2류, 3류로 전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같은 날 LG전자 김부회장도 ‘내실 경영’을 골자로 한 CEO 메시지를 LG전자 전직원들에게 전달했다.

김부회장은 “경영위기에 대비키 위해 국내에서의 노경화합을 통한 사업경쟁력을 길러야 한다”며 “이를 위해 불필요한 낭비를 제거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두 CEO는 글로벌 사업전략에서도 상이한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윤부회장은 외부 악재에 상관없이 과감하게 해외 생산시설이나 거점을 마련해 나가는 ‘도전 경영’ 또는 ‘글로벌 경영’을 누차 강조해왔다. 실제 윤부회장은 해외 거점 확보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중국 톈진에 첨단 TV 생산라인 구축을 추진중이다. 삼성전자는 또 앞으로 5년내 현재 5개국에서 운영중인 가전공장을 2∼3개 정도 추가로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아울러 미국 오스틴에 운영중인 반도체 생산라인에 35억달러를 들여 300㎜ 웨이퍼 팹을 추가로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LG전자 김부회장은 무리한 해외 생산시설 확대보다는 내실에 초점을 맞춘 ‘실속경영’을 추구하고 있다.


김부회장은 “한국에서 경쟁력을 갖지 못한 사업이 무리하게 해외에서 생산을 한다고 해서 경쟁력이 생기는 일은 없다”며 “한국의 공장이 먼저 경쟁력과 내실을 갖는 게 우선”이라고 역설했다.

두 CEO의 독특한 경영색깔은 지난달 27일 노무현 대통령 재계 CEO 초청 강연회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이날 윤부회장은 강연 내내 표정변화 없이 노대통령의 강연내용을 진지하게 경청한 반면, 옆 테이블에 앉은 김부회장은 시종일관 강연내용을 수첩에 적었다.

/ hwyang@fnnews.com 양형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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