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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 나쁘면 보험가입 어렵게”



삼성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이 보험 가입시 개인 신용도를 반영해 보험 가입 여부와 가입금액 한도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삼성생명측은 오는 5월부터 보험 가입 심사 때 신용평가회사와 계약을 맺고 개인의 신용등급을 반영해 보험 가입 여부와 가입금액 한도를 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험 심사시 개인신용정보를 이용하게 되면 신용등급이 낮은 가입희망자는 보험 가입이 거절되거나 보험 가입금액 한도에 규제를 받을 수 있다. 현재 보험사들은 보험 가입 심사 때 연령과 과거 질환, 직무 위험도 등을 감안해 가입을 거절하거나 보험료에 차등을 두고 있는데 앞으로는 보험사가 고객의 신용등급을 직접 파악해 보험 가입 여부와 가입금액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안이 도입될 경우 사회적 양극화를 조장할 수 있어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생보업계, “보험사기 막기 위해 불가피”

생보업계는 보험사기를 예방하고 보험금 누수로 인한 보험사의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고객의 신용정도를 보험 가입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고객의 신용도를 보험 가입 심사에 활용하면 신용불량 고객의 고의적인 보험 가입과 보험금 지급청구를 방지하고 보험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며 “이에 따라 보험사의 손해율을 낮추고 신용도가 좋은 고객에게는 낮은 보험료를 제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생보업계는 신용정보법 등 개인정보보호 관련법령이 개인 신용정보를 상거래의 일종인 보험계약 체결에 이용하는 것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이 없고 신용도와 보험사고간에 연관성이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삼성생명은 보험 가입자의 신용등급과 보험사고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서로 관련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신용도 반영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삼성생명이 지난 2004년 A사의 고객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낮은 가입자일수록 보험금 조기 지급률이 높고 건당 지급 금액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등급이 8등급 이하인 신용불량 고객의 경우 가입 1년 이내 보험금 지급률이 17%로 일반 고객 11.4%보다 높았다는 것이다. 또 장기연체 거래자의 보험금 지급 중 42%가 1년 이내 지급으로 전체 지급계약 32.2%보다 11.8%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삼성생명은 해명자료를 통해 “이 제도는 국내 보험시장에서 가입자들의 정서와 시장의 보편적인 동의가 형성돼야 도입할 수 있다”며 “현재 도입 여부를 공식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다.

■금융감독당국, “보험 가입 거절하는 것은 문제”

이와 관련, 금융감독당국은 이는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추진할 사항이라면서도 파장을 고려,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용환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도 “보험은 연령이나 직업 등 개인에 따라 리스크가 보험료에 반영되어 있다”면서 “특정 그룹의 리스크가 높다고 해서 가입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국장은 이어 “금융감독당국은 개인의 신용도를 보험 가입에 반영하는 문제를 전혀 검토한 적이 없다”면서 “신용등급에 따라 보험료를 올리는 것은 모르겠으나 아예 보험 가입을 거절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외국의 경우 개인신용도를 반영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한국의 경우 사회적 양극화를 가중시키는 등 부정적 인식도 있기 때문에 개인신용도를 반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seokjang@fnnews.com 조석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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