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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 휘닉스 파크,잭 니클로스 숨결을 느끼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05 14:41

수정 2014.11.06 08:13



왼손잡이 곰보 장돌뱅이인 ‘허생원’은 봉평장이 서던 날 조선달의 손에 이끌려 들렸던 충주집에서 만난 애송이 장돌뱅이 ‘동이’와 어울려 산길을 걷는다. 허생원은 마치 소금을 뿌려 놓은 듯 하얗게 핀 메밀꽃을 보고 젊은 시절 개울가 물레방앗간에서 자신과 밤을 지새웠던 성서방네 처녀 이야기를 동이에게 들려준다. 이렇게 전개되는 이효석의 대표작 ‘메밀꽃 필 무렵’의 무대가 된 강원도 평창군 봉평. 휘닉스파크GC(대표이사 안명호)는 이 청정지역을 백그라운드로 삼아 조성된 골프장이다.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에 설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른 설명은 ‘사족’이 될 만큼 골퍼라면 꼭 한번 플레이하고 싶은 한국의 대표적 골프코스다.

특히 니클로스가 설계에 그치지 않고 서명까지 헌정했다는 것은 이 코스에 대한 가치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니클로스는 본인이 직접 설계에서 감리와 조형에 이르기까지 조성 전반에 걸쳐 혼신을 다한 코스에 한해서만 서명을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그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전장 6336미터(6932야드), 18홀로 조성된 이 코스는 한 마디로 자연적인 특징을 가장 완벽하게 살린 코스라 할 수 있다. 니클로스는 이러한 천혜의 자연에다 플레이어의 수준에 관계없이 누구나 도전적 골프를 즐기게 한다는 자신의 디자인 철학을 적극적으로 반영시킴으로써 이 곳을 자연미, 조형미, 밸런스가 뛰어난 코스로 탈바꿈시켰다.

마운틴(1∼9번홀)과 레이크(10∼18번홀)로 나뉜 코스의 특징은 전자가 울창한 침엽수림이 페어웨이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심리적 안정과 치밀한 전략을 동시에 요구한다면, 후자는 자연스런 마운드와 7개의 거대한 폰드가 코스를 따라 조성되어 있어 과감한 도전욕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마운틴 코스 중에서는 병행워터해저드가 길게 늘어져 있고 IP 지점의 페어웨이 폭이 좁은 2번홀(파5)과 4개의 벙커로 둘러 싸여 있는데다 티잉그라운드와 그린의 표고차로 인해 약간의 바람에도 클럽 선택이 다양해지는 8번홀(파3)은 전반 9홀의 백미다.

후반 9홀에서 가장 매력적인 홀은 11번홀(파4). 이 홀은 휘닉스파크의 시그너처홀로서 그린을 워터해저드가 감싸고 도는 아일랜드홀이다. 티잉 그라운드가 높게 위치해 있어 원온의 욕심을 내봄직하다. 블루티에서 그린까지 캐리로 220야드여서 한번 시도해 볼만하지만 워터해저드를 넘겨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 홀에서 원온에 성공한 골퍼는 문화 상품권을 증정받게 된다.

사시사철 천혜의 자연이 연출하는 비경과 맑은 공기, 그리고 원시의 생태계가 가져다 주는 싱싱한 생명력을 최대 무기로 삼아 플레이어로 하여금 여유와 긴장을 동시에 만끽하게 하는 휘닉스파크는 오늘날 최상의 서비스로 여겨지는 코스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는데 그동안 개최했던 다수의 토너먼트가 그것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는 오는 26일부터 사흘간 열리게 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휘닉스파크 클래식 개최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또한 대고객 밀착 서비스 실현 차원에서 철저한 교육을 거친 2캐디 2골프카트 시스템을 운영 중인 것도 이 코스만의 자랑이다.

골프코스 외에 스키장과 호텔, 콘도미니엄 등과 같은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어 이 곳은 명실상부 국내 최대 리조트형 골프코스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특히 매년 3월초에 골프코스가 개장하면 약 한 달여간 골프와 스키를 병행해서 즐길 수가 있는데 이 시기에는 이용료도 저렴해 이른바 ‘골키어(골퍼&스키어)’들로 부터 인기다.
비지니스 활동이 가능한 141실 규모의 특급 호텔, 다양한 부대시설이 마련된 750여실의 콘도미니엄도 휘닉스파크의 트레이드마크다. 국도 개통과 고속도로 확장으로 접근성도 좋아져 서울에서 1시간 50분이면 도착이 가능하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사진설명=그린이 워터해저드로 둘러싸인 11번(파4) 아일랜드홀. 휘닉스파크GC의 상징홀인 이 홀은 블루티에서 그린까지 캐리로 220야드만 날리면 원온이 가능해 플레이어로 하여금 도전욕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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