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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잊을수 없는 우승 순간은…우즈 97년 모든 기록 갈아치워



올해로 70회를 맞는 ‘명인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역대 최고 명승부는 과연 언제일까. 이에 대한 질문에 오랜 세월 그 역사적 현장을 지켰던 미프로골프협회(PGA) 투어 스태프인 헬렌 로스, 멜라니 하우저, 데이브 세드로스키는 지난 1986년의 잭 니클로스, 95년의 벤 크렌쇼, 그리고 97년의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의 우승 순간을 들었다.

◇1986년=골프팬이라면 17번홀(파4·일명 낸디나)에서 버디 퍼트를 성공시킨 후 마치 검투사처럼 자신의 퍼터를 하늘을 향해 들어올린 잭 니클로스(미국)의 모습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앞선 두 홀에서 이글, 버디를 기록했던 니클로스는 이 버디 한방으로 그렉 노먼(호주)과 톰 카이트(미국)를 1타차 공동 2위로 밀어내고 최종 합계 9언더파 279타로 통산 여섯번째 그린재킷을 입을 수 있었다. 당시 그의 나이 46세. 특히 마지막 10개홀에서 보여준 ‘황금곰’의 플레이는 그가 왜 ‘황금곰’이라는 닉네임을 갖게 되었는지를 여실히 입증한 한편의 매직이었다. 노란색 셔츠에다 체크무늬 바지를 입었던 니클로스는 경기 후 “나의 플레이는 10∼15년 전 같지 않았다. 나는 그동안 내가 보여왔던 경쟁력 넘친 플레이를 하질 못했다”면서 자신의 우승은 행운이었음을 내비쳤다.

◇1995년=벤 크렌쇼의 우승은 한마디로 이변이었다. 84년에 그린재킷을 입은 바 있었지만 92년부터 내리 3년간 컷을 통과하지 못한 데다가 마스터스가 열리기 바로 전주에 자신의 영원한 ‘멘토’였던 스승 하비 페닉을 잃은 슬픔에 잠겨 있던 터라 그의 우승은 충격 그 자체였다. 특히 마지막 두개 홀에서 잡은 연속 버디는 잡초와 같은 그의 강인함을 보여준 대목이었다. 그는 그 버디를 발판으로 데이비스 러브3세(미국)를 1타차로 제치고 최종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 지은 후 그는 캐디 칼 잭슨과 함께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싼 채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함으로써 전세계 골프팬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그는 경기 후 “페닉은 내 백 속의 15번째 클럽이었다”고 말함으로써 스승에 대한 고마움과 그리움을 표시했었다.

◇1997년=‘그것은 시작과 동시에 끝이다’. 그의 잠재력이 검증된 데다 오거스타에서 인종의 벽을 허물었다는 점에서 전세계 언론들은 그렇게 대서특필했다. 21세의 흑인 청년 우즈는 마스터스 첫 출전에서 4라운드 합계 18언더파 270타라는 전인미답의 스코어로 콧대 높은 오거스타를 무참히 유린하면서 우승을 차지했던 것이다. 최연소 우승, 최다차 우승(12타차), 대회 신기록 등과 같은 각종 기록이 그것을 입증한다. 결국 그로 인해 오거스타는 매년 새로운 단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 지난해보다 코스 전장을 155야드 더 늘린 것도 바로 그런 맥락에서다.

/ golf@fnnews.com 정대균기자

■사진설명=6일(한국시간) 오거스타GC에서 열린 마스터스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한 잭 니클로스가 캐디를 맡은 손자 찰리(8)와 함께 라인을 살피고 있다. 하지만 통산 6차례나 그린재킷을 입은 바 있는 니클로스는 올해부터 본경기엔 참가하지 않는다. 왼쪽은 19년의 연령차를 잊고 돈독한 우정을 과시하고 있는 우즈와 오메라의 연습 라운드를 보기 위해 몰려든 갤러리로 둘러싸인 5번홀 그린.

사진=오거스타(미 조지아주)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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