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3·30대책에도 강남일부 호가 급등

정영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6.04.10 14:41

수정 2014.11.06 07:54



3·30대책에도 서울 강남 일부 단지는 호가 중심으로 급등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가 3배 가까이 늘고 양도세가 수억원에 달하자 집주인들이 이를 경쟁적으로 집값이 전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국민은행과 현지 업소에 따르면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의 아파트값이 1억∼3억원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매물이 적고 매수세도 따라 붙지 않아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비이상적인 가격’이라는 게 업소들의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2주택자 양도세 중과에 대한 유예 기간이 올해 끝나고 종부세는 해마다 늘어 이러한 ‘세금 전가’ 움직임이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집주인 ‘세금 전가하며 버티기’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3일 현재 도곡동 타워팰스1차 50평형A는 지난달 27일보다 1억8250만원 오른 16억2500만원에 가격이 형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한주간)에 1차 72평형은 비슷한 수준으로 오른 30억원, 3차 103평형은 3억9600만원 급등한 39억5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가격 폭등 현상에 대해 현지업소들은 “보유세와 양도세 등 급격히 느는 세금을 매매가에 얹어 주인들이 매물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타워팰리스 90평형의 경우 공시가격은 올해 2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2% 올랐고 종부세 과표 적용률은 50%에서 70%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보유세는 876만원에서 2408만원으로 2.7배 늘어난다. 이 아파트는 가격변동이 없더라도 2007년에는 2777만원을 내야 한다. 여기에 양도세는 평형과 보유기간에 따라 4억∼6억원을 내야 한다. 2주택자에게는 내년부터 양도차익의 50%가 세금으로 매겨진다.

타워팰리스부동산 사장은 “평형별로 1주일새 1억∼3억원씩 호가만 높아졌다”면서 “3가구를 보유한 사람들의 경우 양도세율이 60%로 액수는 수억원이어서 이를 만회하자는 심리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특히 매물 품귀와 매수세 실종에 따른 극심한 거래 공백 상태도 가격왜곡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 에펠부동산 관계자는 “1차 72평형의 경우 물건이 하나도 없어 시장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며 “주인들은 호가만 높여 놓고 이 가격에 ‘팔리면 팔고 안팔리면 말고’식”이라고 설명했다.

대치동 한보미도맨션도 손가락안에 꼽을 정도의 매물로 집주인들은 가격을 계속 올리고 있다. 연세부동산 관계자는 “2400여가구에 달하는 데 전체 매물이 몇개 안된다”며 “열흘전쯤에 19억5000만원에 나왔던 46평형을 다시 20억원을 달라며 주인이 값을 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기 중대형 평형에 5년정도 살던 사람이 양도세 4억∼5억원을 내면 30평형대로 밖에 이사를 못가니 최대한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정책 혼란…시장 어디로 튀나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책이 복잡하다보니 시장이 어디로 튈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매수세가 확연히 줄어 가격이 안정을 보일 가능성이 있지만 보유·양도세 증가분을 매매가에 전가시키면 가격은 되레 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삼성증권 김재언 과장은 “오는 6월 종부세가 부과되기 전에 다소 매물이 나올 것”이라며 “서울 강남과 지방 대도시 등 많은 지역에서 매수세가 실종돼 호가 급등은 가라 앉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대치동의 P부동산 관계자는 “현장에서 지켜보기에도 우려스러울 정도로 호가만 치솟고 있다”며 “거품 때문에 가격이 크게 꺼질 공산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반면 스피드뱅크 김은진 팀장은 “매물이 부족한 시장에서 세금을 전가하는 현상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며 “3·30대책이 어떤 효과를 나타낼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 steel@fnnews.com 정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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